국내선 ‘AA+’, 해외선‘A-’ 헷갈리는 신용등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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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신용평가사들이 기업 신용등급을 판정하는 과정에서 부정이 개입한 혐의에 대해 금융당국이 조사를 진행 중인 가운데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국내와 해외 신용평가사로부터 받은 신용등급 간 격차가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신평사로부터 받은 등급이 국내보다 최대 8계단 낮은 기업도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국내 신평사들의 평가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19일 기업경영 평가기관인 CEO스코어가 지난해 국내 100대 기업 중 국내와 해외에서 모두 신용평가를 받은 33개 기업의 지난 5월 기준 신용등급을 조사한 결과, 한국기업평가·나이스신용평가·한국신용평가 등 국내 3개 기관이 매긴 등급은 평균 ‘AA+’였다. 반면 무디스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피치 등 해외 3개 신평사들은 평균 ‘A-’를 줬다. 국내외 신용평가 등급이 모두 22단계로 되어 있는 점을 근거로 해 최상위인 ‘AAA’를 1로 놓고 수치화하면 국내 신평사는 1.6등급을, 해외 신평사는 6.8등급을 준 것으로, 그 차이가 5.2등급에 달한다.

공기업과 은행을 제외한 18개 민간기업만 놓고 보면 국내 신평사가 평가한 평균 신용등급은 ‘AA+’(조정수치 2.2등급)인 반면, 해외에서는 ‘BBB+’(8.5등급)를 받아 국내와 해외의 신용등급 차이가 6.3등급으로 더욱 벌어졌다.

국내와 해외의 신용등급 차가 가장 큰 곳은 포스코로 ‘AAA’(1등급)에서 1계단 강등돼 현재는 ‘AA+(2등급)’다. 포스코는 무디스로부터 Baa2(9등급), S&P로부터 BBB+(8등급), 피치로부터 BBB(9등급)를 받아 국내 기관과의 등급 차이가 최대 8등급이나 났다. GS칼텍스 역시 무디스와 S&P에서 10등급인 Baa3과 BBB-를 받았으나 국내에서는 2등급인 AA+로 역시 8등급 차이다.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국내 신평사는 해당 기업의 국내 경쟁력만 따지고 모기업의 지원 등 한국 대기업의 특수성을 고려해 신용등급을 매긴다”며 “평가 수수료가 국내 신평사의 주 수입원인 현실에서 대기업 집단의 입김이 평가에 반영될 수밖에 없는 시장구조도 신용등급 거품형성에 한몫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노기섭 기자 mac4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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