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카메라] 만취 차량에 아빠 잃은 세 아이들…가해자는 징역 1년 6개월
술 마시고 운전대를 잡은 결과는 돌이킬 수가 없습니다. 시속 150km로 달리던 만취 차량에 누군가는 사랑하는 가족을 잃었습니다. 오늘(12일) 밀착카메라는 음주 사고 이후 남겨진 가족의 삶을 따라가봤습니다.
이상엽 기자입니다.
[기자]
반주에 맞춰 동그란 접시를 돌리는 공연이 시작됩니다.
우산 위에 접시를 올리더니 한손으로 들어올리다 넘어지는 연기를 합니다.
관객들이 웃음을 참지 못합니다.
42살 장순량 씨입니다.
장씨는 지난 8월 공연을 마치고 자신의 경차를 운전해 광주광역시로 돌아오다 사고를 당했습니다.
술에 취한 20대 남성이 시속 152km로 몰던 차에 들이받혀 목숨을 잃었습니다.
장씨의 차 안엔 공연 때 쓰던 북과 장구만 남았습니다.
장씨가 떠난 지 넉 달.
남겨진 가족의 일상도 달라졌습니다.
동갑내기 아내 김희선 씨는 낮에 패스트푸드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저녁엔 집에서 아이들을 돌봅니다.
아빠를 떠나보낸 세 아이를 위해섭니다.
오늘의 요리는 볶음김치와 달걀말이.
12살 큰딸과 10살 아들은 엄마 요리를 돕고,
[김희선/고 장순량 씨 아내 : 누가 상 놓을 거야? OO가 숟가락, 젓가락 놓으면 어때?]
학교 이야기도 나눕니다.
[고 장순량 씨 큰딸 : 나 내일 실과 실기 있다. {뭐 만들어?} 달걀 카나페. 고구마도 삶아서 으깨고.]
7살 막내딸은 반찬 얘기엔 쑥스러운 듯 애매한 답을 합니다.
[고 장순량 씨 막내딸 : {다 맛이 없어?} 아니, 아니.]
아이들이 잠들고 엄마의 일이 또 시작됩니다.
설거지와 빨래, 집안일입니다.
불 꺼진 거실에 앉아 남편과의 추억도 떠올립니다.
[김희선/고 장순량 씨 아내 : 남편이 저를 3년 쫓아다녔어요. 내가 힘들거나 무슨 일이 있을 때 항상 도와주더라고요.]
아직도 믿기지 않습니다.
[김희선/고 장순량 씨 아내 : 어떻게 눈을 감냐고, 아내 보고 싶어서…]
하지만 현실을 이겨내려고 노력합니다.
[김희선/고 장순량 씨 아내 : 아이들과 씩씩하게 정말 보란 듯이 살 거니까 걱정하지 않았으면. 나한테 너무 미안하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가해자는 4년 전에도 음주운전으로 벌금형을 받았습니다.
이번엔 장씨가 목숨을 잃어 특가법이 적용됐습니다.
검찰은 징역 5년을 구형했지만 법원은 1년 6개월을 선고했습니다.
가해자는 사고 이후 법원에 반성문을 세 번 냈습니다.
법원은 가해자가 반성하고 있고, 유족과 합의했다며 형을 줄여준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가해자는 최근 김씨에게 편지를 보냈습니다.
"살아있어 죄송하다"며 "기회만 된다면 장씨의 죽음을 맞바꾸고 싶은 마음"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법원엔 징역 1년 6개월이 무겁다며 항소했습니다.
사고 당일 장씨의 주행 장면이 담긴 영상입니다.
새벽 1시 차량과 인적이 드문 시간이지만 단 한번도 신호 위반을 하지 않았습니다.
제한 속도도 모두 지켰습니다.
(VJ : 김원섭 / 인턴기자 : 고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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