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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백호가 대호로 거듭나는 순간

입력2022.10.14. 오후 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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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호, 사진제공=플레디스


가수 백호에게는 세 번의 분기점이 있다. 2012년 그룹 뉴이스트 데뷔, 2017년 Mnet '프로듀스 101' 시즌2 출연, 그리고 2022년 솔로 데뷔. 부푼 꿈을 안고 아이돌로 데뷔 했던 2012년, 오랜 무명 생활을 벗어나게 해준 2017년, 그리고 홀로서기의 시작점에 서게 된 2022년. 그는 분기점마다 마땅한 노력을 통해 기회를 마중했고, 그 노력이 켜켜이 모여 백호에서 대호로 거듭난 모습으로 대중 앞에 새롭게 섰다.

올해로 데뷔 11년차를 맞은 백호는 지난 12일 첫 번째 앨범 'Absolute Zero(앱솔루트 제로)'를 발매했다. 본연의 자신을 투영하고, 자기만의 모든 감정들과 순간을 담은 앨범이다. 분자의 에너지 흐름이 0(zero)가 돼 어떤 저항도 없는 상태인 절대영도를 의미하는 앨범명은 마치 백호를 닮았다. 마찰이 없어 물체가 영원히 움직이는 것처럼, 그의 음악은 본인만의 방향과 속도로 무한 루트를 이룬다.

"절대영도가 되면 모든 에너지의 움직임이 0이 된대요. 전 그 의미가 아무런 구애도 받지 않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됐어요. 지금의 상황을 직간접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단어라고 생각했죠. 이번 앨범을 작업하면서 제 취향의 음악을 해보고자 집중했어요. 맨 처음 앨범 작업을 시작했을 때는 꽤 오랜 시간 한 소절도 못썼어요. 제 취향을 알아가는 것이 생각보다 많이 막막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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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의 물꼬를 터준 계기는 1번 트랙 'Festival in my car(페스티벌 인 마이 카)'의 가사를 쓰면서부터다. 백호는 평소에도 차 안에서 음악을 듣는 것으로 자신만의 온전한 시간을 즐긴다. 그에게는 특별한 공간인 차라는 매개를 통해 'Absolute Zero'의 첫 퍼즐을 맞췄다. 그는 "'Festival in my car'가 앨범의 물꼬를 터줬어요. 드라이브를 하며 데모곡을 듣는 모습을 표현한 노래인데,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곡의 형태가 데모 상태거든요. 좀 더 공격적으로 들리고 어떤 의도를 담았는지 기억하기 위해 색깔을 진하게 눌러놔요. 그래서 이 노래의 가사를 쓰면서부터 이번 앨범을 풀어낼 수 있었죠"라고 말했다.

백호는 총 6곡이 실린 앨범에서 전곡을 작사하고 5곡을 작곡했다. 콘셉트부터 앨범 구성도 직접 구상했다. 앨범을 관통하는 큰 주제는 사랑인데, 만남부터 이별의 순간을 순차적으로 트랙에 옮겨냈다. 이 앨범 한 장에 다양한 사랑의 감정들을 마주할 수 있는데, 설렘과 황홀함, 그리고 슬픔까지 모두 공존한다. 이에 더해 사랑의 감정을 온도에 빗대어 표현한 가사들은 감정선의 밀도가 높다. 

1번 트랙 'Festival in my car'는 첫눈에 반한 이성을 만났을 때의 감정을, 2번 트랙 'LOVE BURN(러브 번)'은 끓는 사랑에 뛰어드는 모습을 표현했다. 타이틀곡이자 3번 트랙인 'No Rules(노 룰스)'는 서로가 느낄 수 있는 아슬아슬한 감정을 그렸고, 사랑에 빠진 상태의 4번 트랙 'We don't care no more(위 돈트 케어 노 모어)(feat. June One of Glen Check)'와 사랑이 끝나 버린 후 느끼는 감정을 담은 5번 트랙 'BAD 4 U(배드 4 유)'로 이어진다. 트랙리스트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변했다고 느끼는 내가 변한 건지(Feat. Sik-k)'는 이미 변해 버린 관계에 대해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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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도라는 주제로 가장 감정적인 상태의 노래를 하고 싶었어요. 그렇다면 사람과 사람이 만났을 때 드는 감정이 이 주제를 표현하기에 가장 부합하지 않을까 했어요. 1번 트랙부터 마지막 트랙까지 사랑의 과정을 유기적으로 쓰고 싶었는데, 이 여섯 곡을 하나의 매개체로 묶으려면 온도 변화에 빗대어 표현하는게 좋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 안에 팬분들을 위한 중의적인 표현도 있어야 하고, 가볍게 들어주는 분들을 위한 직접 전달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여러 고민을 하면서 작업했죠."

다양한 온도로 채워진 이번 앨범에서 백호는 솔로 아티스트로서 발화하며 자신의 온도계 눈금을 한 단계 더 채웠다. 솔로 출사표를 던지는 앨범인 만큼 욕심도 컸고 이를 채워가는 과정에서 부담감도 컸다는 그이지만, 이 모든 것을 이겨내고 끝끝내 자신에게 가장 어울리는 음악을 찾아 세상에 꺼내놓았다. '남성 솔로 아티스트'라는 말에 어색함이 없이 결과물로 말이다. 

"사실 이 앨범이 제 음악 세계의 전부라고 이야기할 수는 없어요. 저한테 음악은 만들기도 하고, 부르기도 하고, 듣는 것이기도 하거든요. 음악을 들을 때도 온전히 즐기기 위해 듣는 것도 있고, 참고를 위해 듣는 음악도 있어요. 사실 제 온전한 음악 취향에 대해 말하라고 하면 명확한 답을 내놓을 수가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이번 앨범에서도 더 다양한 모습들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피처링으로 장르 간 협업을 시도한 것도 이 때문이고요. 그다양한 장르를 들려드리고 싶은데 제대로 들려드리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많은 분들에게 더 와닿을 수 있는 그런 음악이길 바라면서요."

한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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