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김용민 “尹, 총선 이기면 계엄령 선포”, 국민을 바보로 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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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이 그제 SNS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은 내년 총선에서 조금만 유리한 결과가 나와도 계엄을 선포할 것”이라며 “민주당은 최소 단독 과반 전략을 통해 계엄 저지선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내 강경파 초선 모임 ‘처럼회’ 소속이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12·12 군사쿠데타를 소재로 한 영화 ‘서울의 봄’을 거론하면서 “군복 대신 검사 옷을 입고, 총칼 대신 합법의 탈을 썼다. 군부독재와 검찰독재는 모습만 바뀌었을 뿐”이라고 했다. 국민이 투표로 선택한 윤석열정부를 쿠데타로 집권한 군사독재정권과 동일시하면서 내년 총선에서 여당이 이기면 헌정을 중단시킬 것이라는 황당무계한 선동을 한 것이다.

김 의원 주장이 궤변이라는 건 상식을 가진 국민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다.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승리하면 윤 대통령은 민주당이 사사건건 정부 발목을 잡던 여소야대 정국에서 벗어나게 된다. 국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고, 노동·연금·교육 개혁에도 탄력이 붙을 것이다. 윤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할 것이라는 주장은 우리가 애써 쌓아 올린 민주주의 수준을 폄훼하는 어불성설이다. 계엄령은 전시나 사변 등의 국가비상사태가 발생해야 발동할 수 있다. 여당의 총선 승리가 비상사태라는 말인가. 국민은 그렇게 바보가 아니다.

이를 모를 리 없는 김 의원이 터무니없는 말을 쏟아내는 속셈은 뻔하다. ‘윤석열정부=군부독재’란 프레임을 씌워 국민 불안감을 조성해 여당의 총선 승리를 막아보려는 것 아닌가. 그의 발언은 윤석열정부를 선택한 유권자를 무시하는 것이다. 스스로 국회의원 자격이 없음을 자인한 것이나 다름없다. 김 의원은 지난 19일엔 “대통령 탄핵 발의를 해놓아야 ‘반윤 연대’가 명확하게 쳐진다”며 정략적 수단으로 대통령 탄핵안 발의를 거론해 물의를 빚었다.

처럼회 소속 의원들을 중심으로 막말이 끊이지 않는 건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가 사실상 수수방관하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최강욱 전 의원이 “암컷이 설친다”는 여성 비하 발언을 한 뒤에도 그를 특정하지 않고 “부적절한 언행엔 엄정 대처하겠다”는 원론적 언급만 했다. 비판 여론이 들끓자 뒤늦게 6개월 당원권 징계에 나섰다. 민주당이 허무맹랑한 주장으로 국민을 속일 수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외려 총선에서 중도층 외면을 받는 등 역풍을 맞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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