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은 냉면·햄버거도 사치인데…70만원 명품식당은 '풀 부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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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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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물가 고공행진 속 냉면 2만원·햄버거 1만원 육박
루이비통 팝업 레스토랑 한 끼 최고 70만원에도 인기
12만6000원 호텔 빙수도 등장···"경험 중시 MZ에 인기"
드라마 ‘신성한, 이혼’의 한 장면. 사진 제공=JTBC

[서울경제]

외식가격 상승으로 서민들이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가격의 메뉴는 점점 사라지고 있는 반면 명품 패션 브랜드의 레스토랑 메뉴는 1인 당 70만 원, 호텔 빙수는 12만원에 달해 먹을거리에도 양극화 현상이 짙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7%로 지난해 2월(3.7%) 이후 14개월 만에 처음으로 3%대로 내려왔다. 그러나 대표적인 먹거리 물가 지표인 외식 물가 상승률은 7.6%로 전월보다 0.2%포인트 올랐다.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6개월 연속 하락했다가 지난달 반등한 것이다.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은 7.9%로 전월보다 1.2%포인트 내렸지만, 여전히 전체 평균치의 2.1배로 높다. 특히 외식 및 가공식품의 물가 상승률은 전체 평균치를 각각 23개월, 17개월 연속 웃돌고 있다.

실제로 올해 초부터 대표적인 서민의 먹을거리인 냉면의 경우 서울에서는 평균 1만5000원으로 가격이 상승했으며 최고가는 1만8000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프랜차이즈 햄버거 업체들이 가격을 인상하면서 지난달 햄버거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달 대비 17% 가량 상승했다. 19년 만에 최고 상승률이었다. 실제로 유명 햄버거 프랜차이즈의 대표 메뉴 세트는 9100원으로 1만 원에 육박했다. 이처럼 외식물가 등이 고공행진을 기록하면서 서민들이 가볍게 먹을 수 있는 메뉴가 사라지고 있다. 직장인 A씨는 “점심을 먹으려고 해도 1만원이 훌쩍 넘는데 부담이 점점 가중될 것 같아 걱정”이라며 “도시락을 챙겨오려고 해도 식재료 가격도 올라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지만 그래도 더 싸니까 도시락을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루이비통은 오는 6월15일까지 '메종 서울'에서 런던 레스토랑 이코이와 함께 한국의 세 번째 팝업 레스토랑 '이코이 at 루이비통'을 운영한다. 사진 제공=루이비통


이처럼 1만원으로 해결 할 수 있는 점심 등 외식 메뉴가 사라지면서 서민경제 부담이 가중되고 있지만 한편에서는 한 끼에 70만원에 달하고 10만 원을 넘는 호텔 빙수가 없어서 못 팔 정도다.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이 국내에서 세 번째로 선보이는 팝업 레스토랑은 1인당 식사 가격이 최고 70만원에 달하지만 이미 주말에는 예약이 꽉 찼다. 런치·애프터눈·디너 등 세 가지 중 고를 수 있는 코스는 1인 10만원부터 시작한다. 가장 비싼 디너 코스의 가격은 35만 원, 와인 5잔을 곁들이는 와인 페어링을 더할 경우 최고 70만 원에 달한다.

제주 애플망고 가든 빙수. 사진 제공=포시즌스 호텔


호텔 빙수 한그릇 가격은 처음으로 10만원을 돌파했다. 포시즌스 호텔은 ‘제주 애플망고 가든 빙수’를 오는 5월 1일부터 9월 30일까지 12만6000원에 판매한다. 주요 5성급 특급호텔에서 판매하는 애플망고 빙수 중에 가장 비싼 가격이다. 신라호텔의 애플망고 빙수는 오는 27일부터 지난해보다 18.1% 오른 9만8000원에 판매된다. 롯데호텔 서울은 페닌슐라 라운지에서 다음 달 4일부터 제주 애플망고 빙수를 작년보다 4.5% 올린 9만2000원에 판매하기로 했다. 웨스틴조선 서울의 애플망고 빙수는 작년보다 8.3% 오른 7만8000원으로 책정됐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명품 브랜드 팝업 레스토랑, 호텔 빙수 등은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경험을 중시하는 MZ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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