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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클래식 60, 도다리회, 드뷔시 '라 메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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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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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27. 12:4441 읽음

안녕하세요. 클래식 칼럼니스트, 바이올리니스트 겸 비올리스트로 활동 중인 박소현입니다. 네이버 블로그의 '프로그램 노트에 담긴 클래식'을 맛있게 각색하여 올리고 있으니 원글도 많은 사랑 부탁드리겠습니다^-^


프랑스 인상주의 음악을 완성한 작곡가라 불리는 프랑스의 위대한 작곡가 클로드 드뷔시 (Claude Debussy, 1862-1918)’는 오페라 <펠레아스와 멜라장드>를 비롯하여 발레 <유희>와 교향시 <목신의 오푸에의 전주곡>, <관현악을 위한 영상>, <관현악 조곡 1> 등의 오케스트라를 위한 아름다운 음악들을 많이 작곡하였습니다.
드뷔시의 음악은 마치 당시 함께 활동하던 인상주의 화가들의 명화처럼 자신만의 감각적이며 화가들의 붓칠을 닮은 음색과 선율을 오선지 위에 펼쳐놓았는데요. 그렇게 자신도 당시 다양한 그림에서 영감을 받거나 영감을 주며 많은 작품을 남긴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클로드 드뷔시 [출처: 위키피디아]


드뷔시가 1903년부터 1905년 사이에 작곡한 교향시 <바다-관현악을 위한 3개의 교향 소묘 (La Mer-Trois esquisses synphoniques pour Orchestre)>는 흔히 프랑스어로 바다란 의미의 <라 메르 (La Mer)>로 불리는 작품입니다. 이 곡은 드뷔시가 영감을 받은 한 그림 속의 거센 파도가 눈 앞에 펼쳐지는 듯한 곡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요. 이 그림의 화가의 나라의 음악과 닮은 요소들이 등장하는 것도 매우 흥미로운 작품입니다.

https://youtu.be/ogYtW1Yb5s4?t=84


화가로 사는 동안 무려 3만장이 넘는 작품을 발표하며 다양한 인상파 화가들에게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져 있는 일본의 화가 가츠시카 호쿠사이 (KAtushika Hokusai, 1760-1849)’가 바로 드뷔시의 <라 메르>가 탄생할 영감을 안겨준 화가입니다.

가츠시카 호쿠사이의 초상 [출처: 위키피디아]


호쿠사이는 1823년부터 제작을 시작하여 1831년부터 1835년 사이에 간행한 것으로 알려진 목판화 모음집 <후가쿠 36>으로 잘 알려진 인물입니다. <후가쿠 36>36점의 판화 작품들 중 가장 유명한 작품이 바로 거센 파도를 역동성있게 그렸으며, 현재는 영국 런던의 대영박물관에 소장 중인 <가나가와 해변의 높은 파도 아래>입니다.

가츠시카 호쿠사이의 <후가쿠 36경> 중 '가나가와 해변의 높은 파도 아래' [출처: 위키피디아]


드뷔시도 호쿠사이의 <가나가와 해변의 높은 파도 아래>에 큰 영감을 받아 작곡을 한 <라 메르>의 초판 표지를 이 작품으로 장식하였을 정도였는데요. ‘3개의 소묘란 부제처럼 이 곡은 3개의 파트로 나눠 시작은 바다 위의 새벽부터 한낮까지 (De l’aube a midi sur la mer)’, 중간 파트는 물결의 희롱 (Jeux de vagues)’, 마지막 파트는 바람과 바다의 대화 (Dialogue du vent de la mer)’란 이름의 부제를 붙이며 드뷔시가 마치 세 점의 소묘를 음악으로 그린 것처럼 보이게 만들었습니다.

드뷔시의 <라메르>의 초판 표지 [출처: 위키피디아]


이렇게 거친 바람이 불지만 봄의 소식을 함께 안겨주고 있는 바다를 그린 드뷔시의 <라 메르>와 닮은 음식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대표적인 봄철 회인 싱싱한 도다리 회는 어떨까요?

도다리 회 [출처: 남자수산]


도다리는 가자미과의 물고기로 30cm정도의 납작하고 주둥이가 짧은 물고기입니다. 수심이 깊은 모래와 개펄에서 주로 생활하는 이 도다리는 단백질을 많이 함유한 대표적인 흰살 생선입니다. 보통 우리나라에서는 봄에는 도다리, 여름엔 민어, 가을엔 전어, 겨울엔 넙치라고 부를 정도로 봄이 제철이라 알려져 있습니다. 사실 봄보다는 겨울철이 더 맛이 있다는 말도 있긴 하지만, 그래도 봄철의 별미인 도다리 회는 봄에는 꼭 한 입 먹어줘야 하는 음식입니다. 도다리는 가자미과의 물고기로 30cm정도의 납작하고 주둥이가 짧은 물고기입니다. 수심이 깊은 모래와 개펄에서 주로 생활하는 이 도다리는 단백질을 많이 함유한 대표적인 흰살 생선입니다. 보통 우리나라에서는 봄에는 도다리, 여름엔 민어, 가을엔 전어, 겨울엔 넙치라고 부를 정도로 봄이 제철이라 알려져 있습니다. 사실 봄보다는 겨울철이 더 맛이 있다는 말도 있긴 하지만, 그래도 봄철의 별미인 도다리 회는 봄에는 꼭 한 입 먹어줘야 하는 음식입니다


깊은 바다 속에 사는 도다리 [출처: 위키피디아]


거친 파도가 밀려와도 전혀 흔들림 없이 바다 깊은 곳 바닥에서 모래 위에 자신만의 꼬리 그림을 그리며 살아가는 도다리는 드뷔시의 라 메르와는 전혀 다른 바다 아래의 새벽부터 한낮까지유유하게 물결을 희롱하며 바람과 바다의 대화를 듣고있는 모습을 닮아 있습니다.

맛있는 도다리회 [출처: 티몬]

봄바다의 조금은 차갑지만 따스한 봄의 정령 같은 바람과 함께 도다리 회에 소주 한 잔 할 수 있는 여유로운 저녁을 맞이하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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