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용 부동산' 번지는 위기…"재앙 수준은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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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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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유럽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은행 위기가 고비를 넘긴 가운데 상업용 부동산이 위기 확산의 새로운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출 연체와 공실률이 요주의 수준으로 치솟고 있는 상황이지만 금융 시스템적 위기로까지 번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27일(현지시간) 미 워싱턴의 싱크탱크인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의 아담 포센 소장은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심각한 혼란으로 향하고 있지만, 금융 재앙으로까지 번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은행의 상업용 부동산 자산 부실화가 현실화하면서 부동산 금융 비중이 높은 금융사들의 자산 건전성 악화가 수면 위로 드러날 수 있지만, 2008년 금융위기 수준의 심각한 위협이 닥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임대료를 기반으로 하는 지방정부 세수 감소에 따른 타격과 실물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포센 소장은 지적했다.

포센 소장은 "코로나19 팬데믹이 이후 재택근무 확대와 경기 침체로 사무실 점유율이 평균 30~40% 감소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공실률도 2024년까지 상승세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재무 구조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중소형 은행들이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대출 익스포져가 높다는 점도 우려를 키우는 대목이다. JP모건에 따르면 미국 내 수천개의 중소은행들의 상업용 부동산 대출 비중은 약 70%를 차지한다.

규제 사각지대에 있는 사모펀드 등 섀도 뱅킹(그림자 은행)도 복병이다. 포센 소장은 사모펀드 기업 부실화가 경제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은 은행 보다 덜하겠지만 은행과 달리 금융감독의 시야 밖에 있고 위험관리도 낮다는 점에서 미래 위험도는 불투명하다고 전했다.

27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의 메사추세츠주 웰즐리 지점에서 직원이 유리문에 부착된 공지를 떼고 있다. SVB가 지난 10일 뱅크런(대량 예금 인출) 사태로 파산 절차에 들어간 지 17일 만에 노스캐롤라이나에 기반을 둔 미 중소은행 퍼스트 시티즌스에 인수되면서 미 전역의 17개 SVB 지점은 이날부터 퍼스트 시티즌스 지점으로 이름을 바꿔 영업한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당국도 이 같은 위험을 인지하고 있다. 마틴 그루엔버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의장은 "상업용 부동산에서 발생하는 낮은 수익과 높은 자금 조달 비용 등 열악한 차입 상황이 지속된다면 상업용 부동산 대출 부실화는 은행의 부실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앞서 지난 10일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은 대출 부실이나 자산 손실이 아닌 불안 심리에 의한 뱅크런(예금 대량 인출)에서 촉발된 유동성 위기로 미 중소형은행인 퍼스트 시티즌스에 인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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