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경제, 바닥 찍고 올라간다는데"…변수도 '첩첩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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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3.08.08. 오전 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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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선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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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부산 남구 신선대(아래) 및 감만(위) 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2023.08.01.
우리나라 경기가 살아나고 있다는 평가가 잇달아 나온다. 반도체 경기 부진 완화가 주요 배경이다. 다만 우리나라 전체 수출 감소세가 여전하고 중국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는 등 대내외 변수가 산적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KDI(한국개발연구원)는 7일 발표한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경기 부진이 점진적으로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KDI는 지난달 "우리 경제는 제조업 부진이 일부 완화되며 경기 저점을 지나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는데 이달 들어 보다 긍정적 평가를 내린 셈이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우리나라 경기에 사이클이 있다고 보면 바닥까지 내려갔다가 약간 올라가면서 부진이 완화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기획재정부도 지난달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에서 "경기 둔화가 이어지고 있다"면서도 "수출 부진 일부 완화, 완만한 내수·경제심리 개선세, 견조한 고용 등으로 하방 위험이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경기 회복 기대가 커지는 것은 반도체 경기가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어서다. 전년동월대비 반도체 생산 감소폭은 5월 -18.7%에서 6월 -15.9%로 축소됐다. 같은 기간 반도체 출하량은 -20.5%에서 15.6%로 반등했고 수출물량지수는 8.1%에서 21.6%로 뛰었다.

KDI는 "반도체 생산 감소폭이 축소되는 가운데 출하와 재고 지표가 개선되고 수출 물량이 크게 증가하는 등 반도체 경기의 부진 완화를 시사하는 지표가 점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한덕수 국무총리와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28일 오전 서울 총리공관에서 열린 제11차 고위당정협의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3.07.28.
이런 영향으로 제조업이 전반적으로 살아나는 모습이다. 우리나라 분기별 제조업 생산은 지난해 4분기 전분기대비 -6.4%에서 올해 1분기 -0.9%로 완화한데 이어 2분기 3.4%를 기록하며 5개 분기 만에 증가 전환했다.

소매판매가 두 달 연속(5~6월), 설비투자가 석 달 연속(4~6월) 각각 증가하는 등 다른 경제지표도 전반적으로 양호한 흐름이다.

그러나 수출 감소세가 계속되고 있어 본격적인 경기 반등을 기대하긴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우리나라 수출액은 반도체 업황 부진, 유가 하락에 따른 석유제품·석유화학 단가 하락, 지난해 7월 수출 확대에 따른 역(逆)기저효과 등으로 16.5% 감소했다. 반도체만 떼어 놓고 보면 전년동월대비 수출액 감소폭이 6월(-28%)보다 7월(-33.6%)에 더 확대됐다.

우리나라 주요 수출국인 중국 경기 회복이 더딘 것도 변수로 평가된다.

정부는 올해 우리나라 경기가 상저하고(上低下高)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면서 핵심 요인으로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를 꼽았다. 그러나 8월 현재까지도 리오프닝 효과가 제대로 나타나고 있지 않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한국은행은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이 리오프닝 이후 회복세를 이어가고는 있지만 내수 회복이 더디고 수출도 둔화하는 모습을 보인다"며 "미·중 갈등 등 대외 불확실성도 확대되면서 성장세 둔화에 대한 우려가 점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국제유가가 뛰고 국제신용평가사 피치가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강등하는 등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것도 우리나라 경기 회복에 있어 변수로 지적된다.

정 실장은 "리오프닝 효과가 있으려면 일단 중국 경제가 회복돼야 하는데 지금 그런 상황은 아니다"고 했다. 미국 국가신용등급 강등에 대해선 "금융시장을 통해 한국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도 "미국 국채가 안전자산으로 평가되고 있기 때문에 영향이 그렇게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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