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송영길의 ‘어린놈’과 검찰 능멸에 등판 [정기수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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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의원들 위선, 적반하장이 결심 직접 계기
범죄 감추려 검찰 독재, 검사 탄핵 주장
김대중 ‘야당 탄압’ 규탄 수법 유구한 전통
宋, “탄핵 대비 불체포특권 노려”→韓, “불출마”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데일리안 = 데스크] 한동훈은 1초도 간을 보지 않았다.

삼고초려 같은 모양새 따위 필요 없다면서 즉각 여당 비대위원장 추대를 수락, 그날 오후 법무부 장관 이임식을 했다. 물론 그의 성향과 윤석열-한동훈 두 사람의 교감이 작용했을 것이다.

그러나 사람이 어떤 큰 결정을 하는 직접적 배경에는 인간적, 감정적 요인이 결코 적지 않다. 한동훈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었을까? 바로 한 달 전 송영길이 그에게 터뜨린 폭탄 테러 발언이다.

“한동훈을 반드시 탄핵해야 한다. 이런 건방진 놈이 어디 있나? 이 어린놈이 국회에 와서 (국회의원) 300명, 자기보다 인생 선배일 뿐만 아니라 한참 검찰 선배를 조롱하고 능멸하는 이런 놈을 그냥 놔둬야 하겠나?”
한동훈이 아마 ‘어린놈’ ‘건방진 놈’이란 말을 이렇게 공개적으로 듣기는 인생 최초였을 것이다. 그 충격과 분노가 얼마나 컸을지 능히 상상이 간다.

송영길은 원색적으로 수사를 비난하며 검찰을 능멸했다. 돈 봉투 돌린 사람이 아니고 탄압받는 정의의 야당 의원 행세다. 수사만 들어왔다 하면 ‘야당 탄압’이라고 악을 쓰며 장외 집회를 한 김대중 수법이다.

“이게 무슨 중대한 범죄라고 6개월 동안 이 지랄을 하고 있는데, 정말 미쳐버릴 것 같다. 미친놈들 아닌가?”
송영길이 한동훈의 뇌관을 건드린 말이 20일 후 또 나왔다. 탄핵에 대비한 불체포 특권 장착을 노린다는 것이다.

“내년 총선에서 심판받고 나면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피의자로 전락하게 될 것이다. 한 장관은 불체포 특권을 얻기 위해 국회의원이 되려고 발버둥 치는 것으로 보인다.”
혼자 북 치고 장구 치며 한동훈을 극도로 자극했다. 누구 맘대로 탄핵을 하나? 그리고, 총선에서 이기면 자기편 범죄자들은 다 무죄가 되고 그들을 수사하도록 한 대통령과 장관이 탄핵당하고 감옥에 간다?

한동훈은 이런 자들에게 총선 승리를 또다시 안겨 주면 윤석열 정부가 마비되고 나라가 거덜 날 것이라는 위기의식과 책임감을 절감했을 것이다. 자신이 직접 등판해야겠다는 결심을 이 과정에서 굳혔다고 본다.

불출마와 불체포 특권 폐지 선언도 송영길의 발언과 무관치 않을 것이다. 그의 트레이드 마크, 슬로건이 될 ‘운동권 특권 정치 청산’ 말의 씨앗이 송영길의 ‘어린놈’ 모욕에 대한 반응으로 발아됐다.

“송영길 같은 분은 어릴 때(‘어린놈’에서 차용) 운동권 했다는 것 하나로 사회에 생산적인 기여도 별로 없이 자기 손으로 돈 벌고 열심히 사는 시민들을 위해 군림하며 수십 년간 대한민국 정치를 후지게 만들어 왔다.”
노웅래도 돈다발 세는 ‘부스럭 녹음’에도 불구하고 검찰 기획 수사 타령을 했다. 김대중의 전통을 근 50년 동안 면면히 잇고 있는 민주당 금배지들이다. 검사 출신 윤석열이 대통령 되고 한동훈이 법무부 장관에 이어 집권당 비대위원장이 되니 검찰 독재, 검찰 사유화, 검부정권, 검찰당이라는 이름을 붙여대며 발악하고 있다.

그 상표들은 이재명이 방탄복을 입으면서부터 만들어 부르짖었다. 지난 2월 5000억원 배임 혐의로 체포 동의안이 넘어오자 그와 친명계 의원들은 유신 시대 김대중 똘마니들처럼 설쳤다.

“윤석열 검사독재정권이 검찰권 사유화를 선포한 날, 사사로운 정적 제거 욕망에 법치주의가 무너져 내린 날이다. 이승만-박정희 독재 권력은 진실을 조작하고 정적을 탄압했지만 결국 독재자는 단죄됐고 역사는 전진했다. 이 정권이 드디어 야당 죽이기의 본색을 드러냈다.”
민주당 강성 지지자들과 개딸들 외에는 공감할 수 없는 철면피 내로남불이다. 명백한 증거들이 제시되는데도 버틴다. 그러면서 상대방에 대해서는 가짜 뉴스 선동, 조작으로 없는 죄를 만들어 검찰에 수사하라고 압박한다. 죄지은 자기들은 수사하지 말고, 말이다.

마침내 구속된 뒤 민주화 투사라도 된 양 검찰 조사에 몇 차례 불응하다 할 수 없이 나와서 진술 거부권을 행사하며 했다는 송영길의 소리가 가관이다.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검찰 특수활동비,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등 더 중대한 사건들을 왜 수사하지 않느냐?”
자기네 문재인 정권 검찰이 2년간 탈탈 털었으나 먼지 하나 안 나온 사건에 혐의도 없는 정쟁 목적 의혹 제기 건들이나 수사하라니. 김대중 후예들, 특권에 절어 남 탓만 하는 운동권 출신들의 전형적인 수작이다.

그는 그러면서 “날 다시는 부르지 말라” 하고 했다. 그가 믿는 건 좌파 판사들이 혹시 그를 봐줄지도 모를 재판이다.

조희대 법원이 그들을 단죄하는 날, 이재명과 송영길은 또 악을 쓸 것이다. “대한민국 사법부는 죽었다”라고.
글/ 정기수 칼럼리스트(ksjung724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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