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후 Talk] [단독] "日오염수 반대" 외치던 김남국, 추석연휴 기간 '도쿄행' 무슨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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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3.10.02. 오후 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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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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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제공
지난 1일 오전 일본 도쿄 최고 부촌가이자 명품 매장이 즐비한 긴자(銀座) 거리. 민주당을 탈당한 무소속 김남국 의원이 여행용 가방을 끌고 거리를 거니는 장면이 포착됐습니다.

한 남성과 동행한 김 의원은 방금 막 공항에서 내려 도쿄 도심에 도착한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김 의원은 지하철 긴자역 사거리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면서 휴대전화를 꺼내들고 도쿄 내 고급 백화점인 긴자 미츠코시 백화점과 긴자를 상징하는 와코 빌딩의 시계탑을 연신 촬영했습니다. 김 의원의 모습은 추석 연휴를 맞아 일본 도쿄를 찾은 여느 한국 관광객들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김 의원은 거액의 코인 거래 논란으로 국회 윤리심사자문위원회로부터 '제명'을 권고받았지만 내년 총선 불출마 선언 이후 제명을 가까스로 면한 상황입니다. 게다가 지금은 다음주 시작되는 국정감사를 앞둔 시기입니다. 김 의원은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진 '교권 회복' 이슈를 다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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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국 의원실 보좌진에게 김 의원의 일본 방문 이유를 묻자 돌아온 대답은 이랬습니다.

"일본에 있다고요? 진짜요?"

수차례 연락 끝에 김남국 의원은 의원실 관계자를 통해 입장을 내놨습니다. "일본행은 이미 약속된 지지자 모임 등으로 예정된 정치활동에 따른 것"이라며 "여행 경비는 모두 사비로 부담하고 있고 보좌진 수행 없이 혼자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통역이 필요한 미팅은 현지 지인의 도움을 받기로 했고 국정감사 이후에도 일본 남부권 만남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일본에서 도대체 무슨 '지지자 모임'을 한다는 건지 선뜻 납득이 가지 않았습니다. 정치적 목적의 방문이었다면 같은 의원실 보좌진은 왜 그 일정을 몰랐던 걸까요?

김 의원 해명이 어디까지 사실인지는 차치하더라도, 또 국회가 아무리 바쁜 상황이라도 일본행 자체를 문제삼을 순 없습니다. 하지만 김 의원이 그동안 일본을 향해 외쳤던 비난의 목소리를 생각해보면 고개를 갸우뚱하게 됩니다.

김 의원은 민주당과 함께 "후쿠시마 핵 오염수 방류 반대"를 외쳤습니다. 특히 지난 6월엔 검증되지 않은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유하기도 했습니다.

일본의 오염수 방류로 '어린이의 생식 세포내 DNA를 파괴하며 생식기능 저하, 그 후손의 기형 발생을 일으킬 수 있다', '한국 원자력학회나 일부 물리학자, 공학자들은 해양생태에 무지하거나 인체에 대해 무지하거나 혹은 양심을 저버리거나 해서 후쿠시마 오염수가 바다에 희석되므로 문제가 없다고 하는데 사람들이 먹는 건 짠 바닷물이 아니라 생선 등 바다생물이 아니냐'라는 내용들이었습니다.

야당 의원의 일본행 논란은 이번만이 아닙니다. 지난 6월 30일 야당이 후쿠시마 오염수 반대 결의안을 단독 채택하는 국회 본회의에서 민주당 소속 김영주 국회부의장이 일본 홋카이도(北海道) 골프 여행을 의논하는 문자를 주고받는 장면이 포착돼 논란이 일었습니다. 김 부의장은 당으로부터 경고를 받고 사과문을 냈습니다.

일본을 비판할 수 있습니다. 따질 건 따져야 합니다. 하지만 부족한 근거로 여론몰이식 '반일 운동'에 앞장섰던 민주당 의원들이 일본 방문 계획을 세울 땐 '반일 몰이 주장'의 진정성이 의심받을 여지는 없을지 한 번쯤 생각해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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