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빼든 英·EU, 'MS-블리자드 인수' 심층조사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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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2.09.15. 오전 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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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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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합병(MA&A)에 대한 '반독점' 여부를 들여다 보고 있는 영국과 유럽연합(EU) 규제 당국이 조사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14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영국 경쟁시장청(CMA)은 이번주 MS와 블리자드의 합병에 대한 심층조사를 시작한다.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은 MS가 현 단계에서 반독점 혐의를 해소할 어떠한 자구책도 내놓지 않아 심층조사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했다.

MS와 블리자드의 합병 발표 이후 지난 7월 예비조사에 착수한 CMA는 최근 조사를 마무리하고 MS 측에 반독점 행태, 시장경쟁 저하 등에 대한 시정 조치를 5일 안에 마련하라고 통보한 바 있다.

MS는 EU 경쟁 당국의 조사에도 직면해있다. EU 경쟁 당국 관계자는 이번 인수 거래의 규모나 양사의 시장 지배적인 지위, 소니를 포함한 경쟁사들의 우려 등을 종합해 보면 이번 조사에는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U 경쟁 당국 관계자는 "(MS의 블리자드 인수는) 큰 거래이자 어려운 거래로 광범위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MS가 이번 조사에 대해 소송을 제기할 경우 EU 조사 진행이 지연될 가능성은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올 1월 MS는 블리자드를 687억달러에 인수하며 정보통신(IT)업계 사상 최대 규모의 M&A를 성사시켰다. 이번 인수로 블리자드는 매출 기준 중국 텐센트와 일본 소니에 이어 글로벌 3위 게임사로 올라섰다.

MS는 내년 6월까지 거래를 완료하겠다는 목표지만, EU·영국을 비롯해 미국, 뉴질랜드, 한국 등 주요 진출국 경쟁 당국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빅테크를 겨눈 독점 규제 움직임이 전세계적으로 번지고 있는 시기에 이뤄진 거래인 만큼 규제 장애물을 제거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번 거래의 핵심 쟁점은 양사간의 합병이 게임 유통시장에서 독점적인 지위 남용에 해당하는지 여부다. PC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려온 MS는 2001년 '엑스박스' 콘솔게임을 출시하며 게임산업으로 사업영역을 넓혔다.

게임시장에서 후발주자인 MS는 점유율 확대를 위해 활발한 M&A 전략으로 몸집 불리기에 나섰고, 게임 공룡 블리자드를 인수하며 중국 텐센트와 일본 소니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거대 게임사로 우뚝 섰다. 이에 시장에서는 MS가 PC 시장지배력을 활용해 경쟁업체와의 공정 경쟁 질서를 헤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경쟁사들은 MS가 블록버스터급 블리자드 게임을 자사 게임 구독형 서비스 '게임패스'에 독점 출시하고 위, 플레이스테이션 등 타 게임사의 입점을 막는 방식으로 시장 지위를 남용할 수 있다고 경계하고 있다.

이에 대해 MS 측은 '콜 오브 듀티' 등 인기게임을 엑스박스 독점 게임으로 전환하지 않고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등 다른 게임사의 콘솔게임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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