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0원대 마트 치킨에…프랜차이즈 업주 "대기업 횡포"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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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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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상권 침해 주장에 '통큰치킨' 사태까지 소환
대형마트 "그 때와 상황 달라…물가안정 일환"


홈플러스의 당당치킨. [사진 출처 : 홈플러스]
치킨 가격 3만원 시대에 대형마트들이 앞다퉈 저가 치킨을 내놓자 소비자는 크게 환영하는 반면 일부 프랜차이즈 점주는 대기업의 횡포라며 호소하는 분위기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가 '당일 제조, 당일 판매'를 내세워 지난 6월 한 마리 6990원에 출시한 '당당치킨'은 두 달여 만에 26만마리가 팔릴 정도로 인기다. 후라이드 기준 두 마리의 프로모션 가격이 9000원으로 프랜차이즈 치킨 한 마리 가격도 채 되지 않을 정도로 저렴하다.

당당치킨은 최근 프랜차이즈 치킨 가격과 배달료가 잇따라 인상되는 상황에서 저렴한 가격에 당일 생산한 치킨을 판매해 소비자들로부터 높은 호응을 얻었다.

이에 이마트도 9000원 후반대 '5분치킨'을 판매하고 있다. 롯데마트의 '뉴 한통 가아아득 치킨' 역시 한 마리에 9000원대다. 한 마리 반 구성은 1만원대 중반대에 판다.

대형마트가 이처럼 초저가 치킨을 선보일 수 있는 이유는 대량 구매로 매입가를 최대한 낮추고 매장에서 직접 조리하기 때문이다. 유통 과정이 크게 줄어드는데다 대부분 소비자가 매장에서 직접 사가기 때문에 배달료 부담도 없다.

하지만 이 같은 대형마트의 초저가 치킨 판매에 일부 치킨 프랜차이즈 점주들은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고 있다. 엔데믹으로 대형마트간 가격 경쟁이 심화되고 이커머스와도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마진이 거의 없는 '미끼 상품'으로 치킨을 판매하는 것 아니냔 주장이다.

한 치킨 프랜차이즈 점주는 "튀김유 등 원부자재 가격이 상승하는데다 배달료도 올라 힘든데 이제 경쟁 업체는 물론 대형마트와도 경쟁을 해야 하는 셈"이라며 "대부분의 치킨집 사장님은 소상공인이다. 생계를 위협 받는 일"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치킨 프랜차이즈 점주 역시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해 아닌가"라며 "가만히 있는 본사가 답답하다"고 전했다.

후라이드 치킨.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이에 10년 전 '통큰치킨' 사건이 소환되기도 한다. 통큰치킨은 지난 2010년 롯데마트가 선보인 자체 브랜드(PB) 상품으로, 당시에도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보다 훨씬 저렴한 5000원에 판매해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대형마트가 골목상권을 침해한단 지적이 나오고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가 나서서 반발하면서 일주일만에 판매가 중단됐다.

하지만 그 때와 소비자 반응은 사뭇 다르다.

프랜차이즈 치킨 가격의 연이은 인상에 소비자들의 반발이 상당히 커졌기 때문이다. 앞서 교촌치킨의 일부 가맹점은 배달비를 기존 3000원에서 4000원으로 인상했으며, bhc치킨은 가맹점주에게 공급하는 튀김유 가격을 올렸다. 이에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프랜차이즈 치킨 불매운동이 확산되기도 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초저가 치킨은 인플레이션으로 고물가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물가 안정을 위한 기획 상품 측면이 강하다"며 "소비자에게 좋은 상품을 조금이라도 저렴하게 판매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봐주셨으면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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