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와이 노부유키 일본 나고야대 정보과학대학원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를 들은 실험 참가자들이 종이에 자신의 감정에 대한 생각을 적고 종이를 파쇄하거나 버리도록 했다. 이후 분노 지수를 평가하자 참가자들의 분노 수준이 부정적인 평가를 듣기 전 수준으로 회복된 사실을 확인하고 연구결과를 9일 '사이언티픽 리포츠'에 게재했다.
연구진은 총 50명의 실험 참가자에게 공공장소 흡연 금지 등 중요한 사회 문제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간단히 작성해달라고 요청했다. 참가자들이 작성한 글은 나고야대 박사과정 학생들이 평가할 것이라고도 전했다.
평가를 맡은 박사과정 학생들은 내용과 상관없이 참가자들이 작성한 글에 정보 충족, 흥미, 친절함, 논리성, 합리성 면에서 낮은 점수를 줬다. 또 "교육받은 사람이 이런 생각을 하다니 믿을 수가 없다", "이 사람이 대학에 있는 동안 잘 배웠으면 좋겠다" 등 부정적인 평가도 전달했다.
부정적인 평가를 들은 참가자들은 자신이 느끼는 감정의 이유에 초점을 맞춰 대학원생들의 평가에 대한 생각을 종이에 적었다. 이후 연구진은 참가자들을 두 집단으로 나눴다. 첫번째 집단의 참가자 절반에는 자신이 쓴 종이를 쓰레기통에 버리고 나머지 참가자에게는 책상에 있는 파일에 보관하라고 지시했다. 또 두 번째 집단의 참가자 절반에게는 감정을 적은 종이를 파쇄기에 폐기하고 나머지 참가자에게는 상자에 보관할 것을 요청했다.
참가자들은 모욕적인 평가를 들은 직후의 분노 수준과 감정을 적은 종이를 폐기하거나 보관한 이후의 분노 수준을 각각 평가했다.
모든 참가자는 모욕적인 평가를 들은 직후에 분노 수준이 높아졌다고 답했다. 그러나 종이를 쓰레기통에 버리거나 파쇄한 참가자의 분노 지수는 부정적인 평가를 듣기 전의 수치로 돌아갔다. 종이를 보관한 참가자들의 분노 수치는 약간 감소하는 데 그쳤다.
가와이 교수는 "감정을 쓴 종이를 없애버리는 것이 분노를 어느 정도 억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분노를 거의 완전히 사라지게 한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말했다. 이어 "감정을 글로 쓰는 방법은 스트레스가 많은 상황에 처한 직장인들을 도울 수 있을 것"이라며 "회사 생활을 하면서 화가 나는 순간에 메모하듯이 스트레스의 원인을 적으면 분노를 줄일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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