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를 갈아 자식 키운 모두의 얘기”… ‘2030 장르물 대세’ 시장 공식 깨
‘폭싹 속았수다’가 연령을 가리지 않고 폭넓게 사랑받으면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드라마 시청층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 그동안 넷플릭스에선 20, 30대가 선호하는 장르물이 대세였지만 기존 지상파 시청자인 40, 50대 시청자까지 대거 합류하고 있기 때문이다. 3월 첫째 주(3∼9일) 기준 K콘텐츠 경쟁력 분석회사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의 검색 반응 조사에 따르면 이 드라마의 40대 이상 시청자는 10명 중 4명꼴로 추정된다. 연령대별 비율을 보면 40대(25.8%), 50대 이상(14.8%)이 강세를 보였다. 30대(31.2%), 20대(22.0%)와 비슷하고, 10대(6.2%)보다 높았다.
이 작품은 총 16부작으로 매주 4화씩 총 4주에 걸쳐 공개되는데 14일 2막(5∼8회) 공개를 앞두고 유튜브에 올라온 2막 예고편은 조회 수가 60만 회에 달한다. 드라마 업계에서는 흥행 성공 배경으로 중장년층의 감성을 자극하는 크리에이터 조합을 꼽는다. ‘동백꽃 필 무렵’(2019년)으로 중장년층의 사랑을 받은 임상춘 작가, ‘나의 아저씨’(2018년)로 울림을 남긴 김원석 PD의 만남이 중장년층에게도 매력적으로 다가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따뜻한 휴머니즘을 바탕으로 세대와 계층을 넘나드는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점도 한 요인으로 꼽힌다. 원순우 굿데이터코퍼레이션 대표는 “단순히 검색량이 많은 것이 아니라 ‘슬프다’ ‘감동적이다’ 같은 감정적 표현이 담긴 댓글이 쏟아졌다. 자극적이지 않은 작품을 선보인 넷플릭스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도 눈에 띈다”고 말했다.
한국식 ‘가족 서사’의 힘이란 평가도 있다. 드라마는 1960년대부터 한국 근현대사를 살아낸 평범한 이들의 삶을 차갑지도, 과장되지도 않게 담아냈다. 역사의 소용돌이가 아니라 그 안에서 묵묵히 삶을 이어간 이들의 이야기가 세대의 경계를 허물었다는 평가다.
해외에서도 반응이 뜨겁다. 13일 OTT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TV쇼 시청 순위 세계 6위에 올랐다. 한국 홍콩 태국 등 13개국에서 1위를 차지했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가 넷플릭스를 통해 재방영되면서 다시 인기를 끈 적이 있다”며 “한국식 가족 서사가 높은 완성도를 갖춘다면 OTT 시대에서도 중요한 콘텐츠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