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프티 피프티 사태' 불똥 튄 교보문고…왜 더기버스에 투자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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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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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기버스 투자 ‘교보문고’ 불똥…“피프티 피프티 투자 아니었다”
교보문고, 엔터 사업 진출 위해서 아닌 “음원IP사업 확장 차원”
더기버스 투자 당시 “피프티 피프티 데뷔 전이었다” 주장
그룹 피프티 피프티(FIFTY FIFTY).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마켓in 이승훈 기자] 걸그룹 피프티 피프티(FIFTY FIFTY) 소속사 ‘어트랙트’와 프로듀싱업무를 담당한 ‘더기버스’ 간의 분쟁이 격화하고 있다. 어트랙트는 전속 계약문제로 피프티피프티와도 갈등을 빚고 있는데, 어트랙트는 양측의 관계를 흔드는 외부 세력으로 더기버스를 지목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더기버스에 투자한 교보문고 역시 난감한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교보문고가 어트랙트가 아닌 더기버스에 투자한 이유를 두고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11일 IB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교보문고는 더기버스에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100억원을 투자했다. 이로써 교보문고는 더기버스 지분 29.8%를 확보했다. 

교보문고 측은 더기버스에 투자한 건 본격적인 음원 지식재산권(IP)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였다고 설명했다. 특히 더기버스에 투자할 당시에는 피프티피프티가 데비 전으로 이들을 보고 투자를 한 게 아니라는 입장이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정확하게는 더기버스를 보고 투자한 것이지 원래 기대하던 바에는 피프티피프티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JYP 등의 대규모 기획사에 100억원을 넣어서 확보한 지분이 의미가 있겠냐는 점에서 작지만 성장 가능성이 있는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의도로 더기버스를 선택했다”며 “‘큐피드’가 이미 보여줬듯이 좋은 음원을 만들고 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더기버스의 성장 가능성을 봤기 때문에 그렇게 투자했다”고 설명했다. 

피프티 피프티는 지난 2021년 설립된 신생 기획사 어트랙트에서 내놓은 첫 그룹이다. 그룹이 세상에 나오기까지 전홍준 어트랙트 대표와 안성일 더기버스 대표이자 프로듀서가 큰 역할을 담당했다. 두 사람은 2020년 걸그룹 연습생 12명을 뽑은 뒤 2년 동안 트레이닝 과정을 거쳐 지난해 최종 선발한 4명을 피프티 피프티라는 이름으로 데뷔시켰다. 

이후 지난해 11월 데뷔한 피프티 피프티는 큐피드를 통해 데뷔 4개월 만에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빌보드 핫100’에 오르는 등 예상밖의 돌풍을 일으켰다. 대형 기획사 출신이 아니면 데뷔와 동시에 주목받긴 어려운 현 가요계에서 피프티 피프티의 성과는 기적이라는 평가다. 하지만 ‘중소돌의 기적’이라 불리며 승승장구 할 것 만 같았던 피프피 피프티의 활동은 현재 제동이 걸린 상태다. 그룹 소속사와 더기버스, 피프티 피프티의 해외 유통사이자 글로벌 대형음반사인 워너뮤직의 자회사 워너뮤직코리아 등이 얽혀 분쟁이 심화하고 있어서다. 

지난 6월 말 어트랙트는 입장문을 내고 “외부 세력이 아티스트들에게 접근해 감언이설로 계약 위반을 종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어트랙트는 “멤버들을 불법적으로 빼내 가려는 외부 세력이 있다”며 배후 세력으로 더기버스와 워너뮤직코리아를 지목했다. 

더기버스는 피프티피프티의 음악 프로듀싱을 맡아 큐피드를 외국 작곡가에게서 사왔다. 어트랙트는 이 과정에서 안성일 대표가 큐피드의 저작권을 몰래 사들였다고도 주장, 지난달 27일 안 대표 등 3명을 사기, 업무 상 배임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또 전홍준 대표는 지난 3일 워너뮤직코리아 전무와의 통화 녹취 파일을 공개하면서 더기버스가 어트랙트의 동의 없이 독단적으로 200억원 규모의 바이아웃(이적료를 제시해 기존 계약을 해지하고 영입하는 것을 뜻하는 용어)을 진행해왔다고 주장했다. 소속사 몰래 멤버들을 넘기려고 했다는 것이다. 모든 의혹에 대해 더기버스와 워너뮤직코리아 측은 “허위사실”이라며 반박했다.

이러한 의혹이 불거지자 더기버스에 100억원이나 되는 자금을 투자한 교보문고에도 불똥이 튀었다. 일부 네티즌들은 “교보문고는 어트랙트에 100억을 투자 안하고 더기버스에 왜 투자했냐. 안씨와 작당한 제 3세력을 의심된다” “교보문고도 이번 사태의 주범인지 안씨와 공범인지 가려야 되는 게 아니냐” 등 의심의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교보문고측은 엔터 사업을 진출하기 위해 더기버스 측에 투자를 한 게 아니라는 입장이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예전부터 콘텐츠 쪽의 IP사업은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었는데 스토리 사업 통해서 IP를 확보하고 그걸 통해서 드라마화를 많이 해오다보니 자연스럽게 음원 시장 쪽에 관심이 생기고 필요성을 느껴서 더기버스에 투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더기버스 투자의 목적 자체가 음원 IP사업을 추진하는데 목적이 있는 터라서 이번 논란 자체에 대해서는 일반적인 팬들과 마찬가지로 잘 해결이 되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교보문고는 IP가 미래 먹거리라고 판단하고 꾸준히 영역을 확장해 왔다. 지난 10년간 공모전으로 IP 350여편을 확보했고, 이 중 60편에 대해 영화 또는 드라마화 등을 추진했거나 추진 중이다.

다만 피프티 피프티 활동이 어려워질 경우 교보문고 역시 손실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교보문고는 지난해 139억원 영업적자를 냈다. 소속사와의 분쟁 이후 피프티피프티의 주요 스케줄은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영화 바비에 OST로 참여하기로 했으나 사실상 무산됐으며, 미국 LA에서 열릴 ‘케이콘 LA 2023’에도 불참하게 됐다.

더기버스에 투자한 교보문고 외에도 피프티 피프티 소속사 어트랙트 쪽에 투자한 곳들도 난감한 상황이다. 어트랙트는 지난 3월 상환우선전환주(RCPS) 발행하는 방식으로 국내 엑셀러레이터 등으로부터 10억원의 시드 투자를 받았다. 이어 4월에는 400억원 밸류로 보통주를 발행해 2억원을 추가 투자받았다. 또 최근에는 예스24와 한세실업으로부터 각각 1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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