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흑기 지난 메모리 반도체 업계… 삼성전자·SK하이닉스, 올해 D램 가격 40%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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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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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용 D램 중심으로 올 1분기에만 10%대 가격 인상
D램 ‘빅3’ 고강도 감산에 올해부터 공급부족 국면
“삼성전자·SK하이닉스, 가격 협상 주도권 되찾았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왼쪽)와 SK하이닉스 이천 M16 공장 전경./각 사 제공

지난 2년간 하향 사이클에 접어들었던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새해 IT 수요 회복에 힘입어 상승 사이클로 반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범용 D램 가격대를 올해 40% 이상 인상하며 실적 개선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범용 D램 가격을 정상화해 회복 시기를 앞당기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3일 주요 시장조사업체와 미래에셋증권 등의 자료를 종합하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글로벌 D램 빅3가 지난해 4분기 15~16%대의 가격 인상을 추진한 데 이어 올해 1분기 10% 이상의 가격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후에도 공급 시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가격을 인상, 침체기 이전 영업이익률인 ‘40%’ 고지 회복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3사의 고강도 D램 감산 효과로 현재 모바일, PC, 서버 등 주요 D램 사용처에서 수급 불일치가 발생하고 있고, 일부에선 이미 공급 부족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주요 기업들의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카드 신제품 출시 효과로 DDR5 D램 교체 수요가 공급을 능가하기 시작했다”며 “이는 올해 1분기부터 모바일, 서버 시장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초부터 D램 가격 하락세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였던 DDR4 D램 과잉 재고 문제도 이미 지난해 4분기부터 완만한 회복세에 접어들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달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의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1.65달러를 기록했다. 전월보다 6.45% 상승한 수준이다.

고정거래가격은 제조업체와 수요업체 간 협상을 통해 결정하는 대량 납품 가격을 말한다. 이 가격이 상승한 것은 수요업체들이 제품 가격 인상에 합의했다는 의미다. 지난해 내내 고객사의 ‘가격 후려치기’에 끌려다녔던 D램 제조업체들이 다시 협상력을 회복했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올해 D램 가격 상승세는 모바일 D램을 시작으로 본격화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1분기 모바일용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크게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트렌드포스는 “올해 1분기 모바일 D램과 낸드 가격이 지난해 4분기보다 18~23% 오를 것”이라며 “계절적 요인에 더해 구매심리가 자극되면 상승폭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메모리카드·USB용 낸드플래시 범용제품(128Gb 16Gx8 MLC)의 지난달 평균가격은 4.33달러로 전월 대비 6.02% 올랐다. 낸드플래시도 D램과 같은 시점인 지난해 10월부터 가격이 상승 전환했는데, 상승폭은 지난해 4분기 초에서 지난해 4분기 말로 갈수록 커진 모양새다.

이 같은 우호적인 시장 분위기 속에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실적의 바로미터격인 미국 마이크론이 견조한 실적을 내놓았다는 것도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12월 20일(현지시각) 마이크론은 2024년 회계연도 1분기(9∼11월) 실적 발표에서 47억2600만달러(약 6조140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는 월가 평균 예상치(45억8500만달러)를 뛰어넘는 성적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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