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 매력’ 우선주, 상장폐지 위기 종목 나온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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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3.06.06. 오후 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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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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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증권가. 게티이미지뱅크


삼성중공업 등 유가증권시장 일부 상장기업의 우선주가 시장에서 퇴출당할 위기다. 금융당국이 지난 2020년 규제를 강화한 이후 무더기 우선주 상장폐지 사례가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상장 폐지 전 주가 급변동 가능성 탓에 투자자들은 유의할 필요가 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본부는 지난 1일 디비(DB)하이텍1우, 삼성중공우, 에스케이(SK)네트웍스우, 현대비앤지스틸우, 흥국화재2우비(B) 등 5개 종목에 대해 상장폐지 우려가 있다고 예고 공시했다. 우선주는 의결권이 없는 대신 보통주보다 배당에서 우선순위에 있는 주식이다. 기업 입장에선 대주주의 지분 희석 없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이들 종목이 상장폐지 위기에 처한 것은 상장규정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서다. 상장규정은 특정 종목의 상장주식 수가 2개 반기(6개월) 연속으로 20만주를 밑돌 경우에는 상장폐지하도록 하고 있다. 이들 우선주의 5월 말 기준 상장주식 수는 모두 20만주에 미치지 못한다. 이달 말까지 상장 기준을 맞추지 못하면 다음달 3일부터 상장폐지 절차가 진행된다. 앞서 이들 종목과 함께 올해 초 관리종목에 지정됐던 남양유업과 소프트센은 각각 유상증자와 액면분할을 통해 우선주 상장폐지 위기에서 벗어난 바 있다.

우선주의 신규 상장 및 유지 요건이 강화된 것은 지난 2020년 7월이다. 당시 삼성중공업 우선주가 단기 급등하면서 과열 현상을 보인 게 계기였다. 유통 물량이 적은 탓에 가격 변동성이 커지면서 투기 바람이 불었다는 뜻이다. 당시 삼성중공업의 보통주는 6억주, 우선주는 11만주였다.

당국의 규정 개정은 유통 우선주의 수량 확대를 유도하는 것이었다. 구체적으로 진입(신규 발행) 최소요건은 50만주 이상에서 100만주 이상으로, 퇴출(상장폐지) 요건은 2개 반기 연속 5만주 미만에서 20만주 미만으로 강화했다. 1년여의 유예 기간을 거쳐 2021년 10월부터 시행됐다. 유예 기간에는 10만주 이상을 퇴출 기준으로 삼았다.

이번에 거래소로부터 상장폐지 우려 예고를 받은 기업 5곳은 유예 기간이 끝난 뒤인 지난해 하반기 말 기준으로 20만주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올해 1월2일자로 관리종목에 지정된 바 있다. 상장폐지를 피하려면 증자나 액면분할 등을 통해 유통주식 수를 늘리면 되지만 시장에선 해당 기업들이 우선주를 살리기 위해 이런 조처를 할 여지는 낮다고 본다. 주식을 일정 비율로 쪼개는 것을 뜻하는 액면분할은 보통주도 함께 진행해야 하는 부담이 있고, 유상증자는 기존 주식 가치의 희석을 감수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다음달부터 상장폐지 절차를 밟게 되면 주가 변동성은 급격히 커질 수 있다. 실제 케이지(KG)스틸우, 동양3우비(B), 신원우 등은 상장폐지 전 52주 신고가와 신저가를 오가는 등 널뛰기 양상을 보인 바 있다. 특히 상장폐지에 앞서 진행되는 정리매매 기간(통상 7거래일)엔 가격제한폭(상·하한 30%)도 적용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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