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합참 "연천 무인기 정보 공개 말아달라" 경찰청장에 공문…수거 과정엔 또 '방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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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선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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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무인기' 사건 바로 다음 날 연천 임진강변에서 '추락 무인기' 발견
군·경 정식 합동조사 없이 군이 곧바로 회수…심의조서 등 기록도 없어
윤건영 의원 "군이 아직도 은폐에 급급…국정조사와 특검 통해 밝힐 것"

북한이 지난해 10월 '대한민국이 평양으로 날려보내 대북전단을 살포했다'고 주장하면서 공개한 무인기 사진 〈출처=조선중앙통신〉
이른바 '평양 무인기' 사건 다음 날 경기도 연천 임진강변에서 또 다른 무인기가 발견된 사실이 드러나 계엄을 위한 '북풍 공작' 의혹이 더욱 짙어진 가운데, 합동참모본부가 경찰에 공문을 보내 '추가로 발견된 무인기 관련 정보를 공개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한 사실이 JTBC 취재 결과 드러났습니다.

또 군은 '연천 무인기'가 발견된 직후 경찰과의 정식 합동조사 없이 자체적으로 현장 채증하고 심의조서 등 기록조차 남기지 않은 채 무인기를 수거해갔는데, 이 과정에 '방첩사'가 관여한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간사인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합참이 어제(10일) 경찰청장에게 '연천에서 발견된 무인기 정보를 공개하지 말아달라'는 공문을 보낸 사실과 '연천 무인기'가 발견된 직후 기록조차 없이 이를 수거하는 과정에 지역 방첩대 간부가 관여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12월 10일 국회 국방위에서 '평양 무인기' 관련 질의에 답변하는 김용대 드론작전사령관 〈출처=연합뉴스〉
북한은 지난해 10월 11일, 대한민국 소속 무인기가 평양 상공에서 대북전단을 살포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김용현 당시 국방부 장관은 "그런 일이 없다"고 했다가 한 시간 만에 "확인해줄 수 없다"고 입장을 바꿔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12·3 내란사태 직후인 지난해 12월 7일, JTBC가 '김 전 장관이 북한 위기감을 고조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평양 무인기 사건을 기획한 정황을 확인했다'고 보도한 뒤로 이른바 '북풍 공작'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12·3 내란사태 닷새 뒤이자 JTBC가 '평양 무인기 기획설'을 최초 보도한 바로 다음 날인 지난해 12월 8일에는 무인기를 운용하는 드론작전사령부 창고에 불이 났습니다. 공교로운 시점에 발생한 화재를 두고 야당에선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 증거 인멸 시도로 보인다"는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이후 국회 국방위 긴급현안질의 등을 통해 '평양 무인기 기획설'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지만 합참과 드론사, 정보사, 방첩사 등 관여한 의혹이 불거진 부대의 수장들은 "전혀 모른다" 거나 "확인해줄 수 없다"는 말만 반복했습니다.

그러다 지난 2일 JTBC가 "평양 무인기 사건 당시 작전 상황을 잘 아는 군 내부 관계자들이 '김용대 드론작전사령관이 대통령을 의미하는 V의 지시라며 국가안보실 직통으로 평양 무인기 작전이 하달됐다'고 증언했다"는 사실을 보도하면서, 평양 무인기 기획설은 사실로 드러났습니다.

지난 9일에는 '평양 무인기' 사건 바로 다음 날인 지난해 10월 12일 새벽 4시 23분, 경기도 연천 임진강변 자전거도로 옆에서 또 다른 무인기가 발견됐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 〈출처=연합뉴스〉
JTBC가 확인한 합참의 공문 등을 종합해보면, 군은 경찰이 '연천 무인기'를 발견한 직후 정식 합동조사 없이 무인기를 수거해갔습니다. 심의조서 등 기록조차 남기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런 '정식 합동조사와 기록 없는 무인기 수거' 과정엔 연천경찰서 경위와 관할 여단의 정보과장(중령), 관할 방첩대 상사가 참여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방첩사는 이른바 '충암파'로 불리는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을 포함해 12·3 내란사태의 기획 과정부터 깊게 관여한 사실이 드러난 바 있습니다.

이 때문에 국회 행안위는 '평양 무인기' 사건 다음날 발견된 '연천 무인기'가 북한 위기감 고조를 위한 '외환유치' 행위와 관련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경찰에 관련 내용 확인과 당시 기록을 요청했습니다.

그런데 합참이 경찰청장에게 "관련 정보를 공개하지 말아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낸 것입니다.

합참 공문과 방첩사 관여 사실을 확인한 윤건영 의원은 "군 최고기구인 합참이 외환유치공작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인 연천 무인기 관련 정보를 숨기고 있다"면서 "내란사태의 책임을 져야 할 군이 아직도 은폐에 급급한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 국정조사와 특검을 통해 끝까지 확인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합참은 12·3 내란사태 당시 계엄사령부가 꾸려졌던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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