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이 그렇게 미는데…美 전기차보다 하이브리드가 인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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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3.10.06. 오전 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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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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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5만달러 넘는 전기차 가격 부담,
충전소 등 인프라 부족 문제도 여전…
"소비자들, 고금리에 실용주의로 변화"
/로이터=뉴스1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전기차 보급 확대 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지만 정작 미국인들은 전기차보다 하이브리드(가솔린과 전기를 모두 사용) 차량을 아직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데이터 분석 및 자문업체인 글로벌데이터 자료를 인용해 미국 정부가 전기차 보급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시장에서 인기 있는 차종은 '하이브리드 차량'이라고 보도했다. 바이든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신차 판매의 50%를 전기차로 전환하고자 순수전기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및 연료전지 전기 자동차에 최대 7500달러(약 1010만원)의 연방 소득세 공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글로벌데이터 집계에 따르면 올해 미국 내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 규모는 140만대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전체 자동차 시장의 9%를 차지하는 규모다. 반면 전기차 판매량 추정치는 이보다 적은 120만대(점유율 8%)다. 글로벌데이터는 "미국의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량은 2020년 이후 두 배 이상 늘었고 올해 증가율은 35%에 달할 전망"이라며 "오는 2026년까지 미국에서 판매되는 하이브리드 차량의 모델 수는 2020년(164개)의 두 배가 넘는 369개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몇 년간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정부의 시장 지원 속에 전기차 개발 경쟁에 나서면서 미국에서 하이브리드 차량의 인기는 떨어졌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다시 하이브리드 차량의 인기가 높아진다.

블룸버그는 정부의 지원에도 여전히 높은 전기차 가격과 부족한 충전 인프라(사회기반시설)에 불만을 가진 소비자들이 전기차 대신 하이브리드 차량 구매에 나서고 있다고 짚었다. 미 정부가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량에 모두 세액 공제 혜택을 주는 만큼 소비자들이 전기차보다 값이 싸고, 유지 관리가 쉬운 하이브리드 차량을 선택하고 있다는 얘기다.

미국 자동차 판매사이트인 에드먼트닷컴에 따르면 지난 8월 미국 내 전기차의 평균 판매 가격은 5만9752달러(8040만원)로, 가솔린 차량(4만5567달러)보다 1만달러(1347만원) 이상 비싸다. 에드먼트닷컴의 제시카 콜드웰 인사이트 담당 상무이사는 "현재 (미국 소비시장은) 실용주의가 팽배한 상황으로, 소비자들이 화려한 기능을 선택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며 "이는 판매가 5만달러 이상의 차량 판매 둔화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미국 테슬라의 연이은 가격 인하에도 전기차 가격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안정화 등을 위해 금리를 높인 상황에서 전기차 가격은 소비자들에게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에드먼트닷컴에 따르면 현재 미국의 자동차 대출 금리는 평균 7.4%다.

한편 글로벌데이터는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 급증 현상이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데이터는 "올해 전 세계 하이브리드 차량의 판매량이 20% 증가하고, 향후 5년 동안에는 71% 늘어날 것"이라며 "(하이브리드 차량 인기는) 아시아와 북미가 주도하겠지만, 순수전기차를 선호하는 유럽에서도 올해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량이 11%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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