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망 사용료 법 공청회…SKB-넷플릭스 갈등 해결 실마리 찾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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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모두 망 사용료 법 필요성 인정…"지속가능한 인터넷 생태계 위해 조속한 통과 필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오는 20일 오전 10시 망 사용료 법과 관련한 공청회를 처음으로 개최한다. /넷플릭스 제공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망 사용료 법'과 관련해 공청회를 예고하면서 현재 망 사용료를 둘러싸고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는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 해소에 실마리를 제공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15일 IT업계와 관계 당국에 따르면, 국회 과방위는 오는 20일 오전 10시 망 사용료 법과 관련한 상임위 공청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과방위가 상임위 차원에서 망 사용료 대가 관련 공청회를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공청회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일명 망 사용료 법이 다수 발의됨에 따라 마련된 것으로 풀이된다. 망 사용료 법은 글로벌 CP사가 인터넷 통신망에 과도한 트래픽을 유발한 데 대해 국내 인터넷 서비스 기업(ISP)에게 대가를 지불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CP와 ISP 간에 망 사용료 계약을 의무화하는 것이 골자다.

딘 가필드 넷플릭스 정책총괄 부사장이 지난해 한국을 방문해 망 사용료와 관련한 입장을 발표했다. /넷플릭스 제공


과방위 위원들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망 사용료 법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다. 전혜숙 의원과 김영식의원은 사후규제안을 골자로 법안을 발의했고, 김상희·이원욱·양정숙·박성중 의원 등은 사전규제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가장 최근인 지난 8일 윤영찬 의원은 사전규제 중심의 입법이 사업자의 자유로운 계약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사후규제를 중심으로 한 통합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번 공청회에서는 사전규제와 사후규제의 적합성, 규제기관의 실태조사 권한 등 법안의 실효성과 관련된 대안이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과방위는 현재 망 이용 대가와 관련해 소송을 벌이고 있는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 등을 초청해 망 설치와 이용 부담에 대한 원칙 등에 대한 의견을 청취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넷플릭스는 SK브로드밴드의 망 이용 대가 지불 요구를 거부하며 소송을 걸었지만, 1심에서 패소했다. 넷플릭스는 이에 바로 상소했고, SK브로드밴드 역시 1심 판결 이후 넷플릭스에 그간 무료로 사용한 망 이용료를 지급하라는 내용의 부당이득 반환 소송으로 응수했다.

넷플릭스는 SK브로드밴드와 연결 방식이 서로 비용을 부과하지 않는 '퍼블릭 피어링' 방식이며, 이후 SK브로드밴드 측에서 비용을 별도로 청구하지 않았기 때문에 상호 무정산의 합의가 이뤄졌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SK브로드밴드는 초기에는 넷플릭스와 퍼블릭 피어링 방식으로 연결했지만, 2018년 이후 넷플릭스 가입자 증가로 인해 트래픽이 발생했다고 반박했다. 이에 따라 넷플릭스 측에서 먼저 SK브로드밴드에 유료 전용 서비스인 프라이빗 피어링 연결을 제안했다는 설명이다.

한 학계 관계자는 "이번 공청회와 이후 이어지는 입법 절차를 통해 망 사용료 법이 통과되더라도 이번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 소송전의 근거로 활용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라며 "다만, 향후 지속가능한 인터넷망 생태계를 위해서 필수적인 법안이며, 여야의 진영 논리와 관계없는 비쟁점 법안인 만큼 조속한 통과가 필요하다"라고 진단했다.

지난 7일 국회 과방위가 정청래 위원장에 반발한 국민의힘 의원들이 참석하지 않은 가운데 개최됐다. /국회=이새롬 기자(현장풀)


망 사용료 법안은 한국뿐만 아니라 다양한 국가에서도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전 세계 750여개 통신사를 회원사로 둔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는 지난 2월 스페인 바로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2에서 글로벌 CP가 직접 망 사용료를 분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럽 4대 통신사인 도이치텔레콤, 오랑쥬, 텔리포니카, 보다폰도 유럽의회에서 망 사용료와 관련된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다만, 이번 공청회가 국민의힘이 최근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청래 위원장의 독단적인 상임위 운영에 반발하고 있는 상황에 민주당 단독으로 개최되는 만큼, 법안 처리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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