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 노드스트림 가스관 유입량 3일까지 '0'…러, '에너지 무기화' 의도 노골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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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2.09.02. 오전 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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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6월 공급량 기존의 40%로 감축 시작…0→30%→20%→0
독일 서부 베르네에 있는 유럽 최대 가스 전송 시스템 운영업체 중 하나인 OGE(Open Grid Europe)의 가스관의 압력계 사진. 22.07.15 ⓒ AFP=뉴스1 ⓒ News1 김예슬 기자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러시아의 천연가스를 유럽으로 실어나르는 노드스트림1 파이프라인 내 가스 공급 중단이 오는 3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 통신은 1일(현지시간) 가스관 운영사 측 자료를 확인한 결과 노드스트림1의 독일내 연결지점(OPAL, NET)으로 유입되는 가스 '명목 유입량(Nominations)'이 중부유럽표준시(CET) 기준 3일 오전 6시(한국시각 오후 2시)까지 시간당 0킬로와트시(kWh)로 기록됐다고 보도했다.

앞서 러시아 천연가스 독점 공급처인 국영 가스프롬이 유지보수를 구실로 노드스트림1 공급을 사흘간 중단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실제 유입량은 전날인 8월 31일 오전 4시(중부유럽시각·한국 시각 오후 12시)부터 0킬로와트시에 머물고 있다.

가스프롬이 밝힌 유지보수 종료 시각은 중부유럽표준시 기준 3일 오전 3시(한국시각 오전 11시)다.

노드스트림1은 발트해를 통해 러시아와 독일을 직접 잇는 해저 가스관이다. 연간 유입량은 550억㎥로, 독일뿐만 아니라 유럽 인근 국가들로의 주요 가스 공급처였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전까지 유럽의 러산 가스 의존도는 국가별로 상이한데, 유럽연합(EU) 평균이 40%가량이었고, 독일은 55%로 평균보다 높았다.

러시아가 노드스트림1 외에도 유럽 국가들과 연결된 여러 육상 가스관 공급 일시 중단으로 '몽니'를 부린 적은 이전에도 있었지만, 이번만큼 단기간내 집중적으로 공급을 줄인 적은 없었다.

가스프롬은 올해 6월부터 여러 차례에 걸쳐 노드스트림1 공급량을 줄이며 유럽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올해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가스프롬이 노드스트림1 공급량을 처음으로 줄인 건 6월 16일이다. 지멘스에너지가 캐나다에 수리를 맡긴 터빈이 대러 제재로 반환되지 못했다는 핑계로 공급량을 기존의 절반 이상인 40%로 줄였다.

이어 러시아는 7월 11일부터 열흘간 '연례' 유지보수를 핑계로 가스 공급을 완전히 끊은 뒤 재개하면서 공급량을 다시 30%로 줄였다. 역시 터빈이 구실이 됐고, 같은 핑계로 7월 25일 다시 한 번 공급량을 20%로 줄였다.

그런데 이번엔 정례적인 유지보수를 실시한지 한 달여 만에 '특별' 유지보수를 하겠다는 구실로 또 다시 공급을 일시 중단한다고 밝힌 것이다.

독일 등 유럽 국가들은 이 같은 가스프롬의 행태에 대해 '터빈과 관계 없는 일'이라고 반발해왔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서방이 가한 제재에 반발, 에너지를 무기화하고 있다는 게 유럽 등 서방 국가들의 입장이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지멘스에너지 뮐하임공장을 직접 찾아 "노드스트림1용 터빈이 수리돼 여기 있다. 언제든 사용 가능하다"고 말했다. 2022. 8. 3. ⓒ AFP=뉴스1 ⓒ News1 최서윤 기자


실제로 러시아가 노드스트림1 공급량을 처음 줄인 6월은 EU가 러산 석유 수입 금지를 골자로 한 6차 제재를 확정한 시기이기도 하다.

유럽 국가들로선 상대적으로 의존도가 낮은 석유 금수로 러시아를 압박하려다가, 되레 가스 공급 중단으로 반격을 당한 셈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전까지 유럽 국가들의 러산 석유 의존도는 27%, 가스 의존도는 40%가량이었다.

앞서 독일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가 한창 제기되던 작년 12월 완공 후 개통만 남은 신규 가스관 노드스트림2 승인을 지연하며 러시아를 압박하기도 했다.

유럽은 러시아산 석유·가스의 최대 수입처였던 만큼, 유럽 국가들의 금수 조치는 러시아 경제를 압박할 '카드'로 기대를 모았지만, 피해는 유럽이 더 컸던 셈으로 보인다.

독일은 올겨울 급증할 연료 수요에 대비해 오는 11월까지 가스 비축량을 95%까지 채우길 원하지만, 이처럼 러시아가 공급량을 계속 줄일 경우 목표 달성이 어려울 수 있다.

그간 터빈과 기술적 문제를 핑계로 들던 러시아도 이제 에너지 무기화 의도를 좀 더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모습이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언론 컨퍼런스콜에서 "EU가 가스프롬의 운영에 장벽을 설치했다"고 비난했다.

그는 "가스프롬은 의무를 이행할 준비가 돼 있고 의향도 있지만, 유럽 쪽에 법적·기술적 장애물이 생겨 가스프롬이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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