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럿이 숟가락으로 찌개 퍼먹는 韓식습관, 코로나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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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01.03. 오전 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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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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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 원인 중 하나로 한국인 식습관 지목
최근 국내 발생 확진자 4명 중 1명은 ‘가족 내 감염’
“비위생적 문화” 지적 나오고 있지만 의식개선 ‘아직’
국내 코로나19 확산 원인 중 하나로 여럿이 음식을 숟가락으로 공유하는 식습관이 꼽히고 있다. [트립어드바이저]


[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여럿이서 음식을 숟가락으로 함께 먹는 한국인의 식습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전문가들이 입을 모으고 있다. 코로나19 이전부터 이런 식습관이 위생적으로 좋지 않다는 지적이 계속돼 왔지만, 아직 국민들의 의식 개선이 쉽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3일 의료계에 따르면 국내 코로나19 확산 원인 중 하나로 한국인의 식습관이 꼽히고 있다. 음식을 덜어 먹지 않고 같이 떠먹는 식습관으로 인해 비말(침방울)이 음식으로 그대로 전파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가족 간 전파에서 그런 식문화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지난해 11월 20∼12월 16일) 국내 발생 확진자 1만5111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전파 특성을 분석한 결과, 24.2%인 3654명이 ‘가족 간 전파’로 감염됐다.

이에 대해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가족 간 감염이 높게 나타나는 이유 중 하나가 하나의 음식을 같이 나눠 먹는 것”이라며 “침을 통해 직접 감염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고 말했다.

함선옥 연세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도 “사람들이 수저를 넣으며 찌개를 함께 먹고, 반찬 또한 여러 사람의 젓가락이 거쳐 간다. 이처럼 식사 공유 문화는 다수의 침이 서로 섞이고, 서로 먹는 것”이라며 “음식이나 식기를 공유함으로써 질병이 전염된다는 사실은 이미 연구로 입증돼 있다”고 우려했다.

이런 한국의 식문화는 비위생적으로 해외에 한식을 전파하는 장애물로 여겨지고 있다. 많은 국가에서 음식을 개인 접시에 덜어 먹는 게 일반적이다. 한국에서도 과거에는 일본과 같은 소반 문화가 일반적이었지만, 6·25 등 전쟁을 겪으며 현재의 식습관이 길들여진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에서는 이 같은 식습관을 개선하기 위해 지난해 ▷음식 덜어 먹기 ▷위생적 수저 관리 ▷종사자 마스크 쓰기를 3대 개선 과제로 선정하고, 32억원을 투입해 연말까지 2만여 개의 ‘’안심식당을 지정해 관련 물품 등을 지원하고 이러한 안심식당을 전국으로 확산시킬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이 같은 고착화된 식습관에 대한 의식 개선이 아직은 부족한 상황이다. 음식점에도 개인 접시에 떠먹는 서비스르 제공하지 않는 사례가 많다. 경기도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한상철 씨는 “어릴 적부터 그렇게 먹어 와서 더럽다는 생각을 해 본 적 없다”며 “한국인의 ‘정’(情)이 깃든 문화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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