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공동 창업자도 주목한 이것… 폐배터리 ‘금맥 찾기’ 경쟁 후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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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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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용 2차전지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세계 각국 기업들이 폐배터리 리사이클링(재활용) 산업에 잇달아 뛰어들고 있다. 폐차된 전기차에서 배터리를 분해해 니켈·리튬 등 소재를 추출한 뒤, 새 배터리에 다시 사용하는 산업이 새로운 ‘금맥’으로 떠오르면서다.

배터리 재활용은 탈(脫)중국 공급망 흐름과 환경 규제 강화를 극복할 대안으로도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2040년 글로벌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이 263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글로벌 전기차·배터리 기업들은 차기 먹거리로 배터리 재활용 산업을 낙점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테슬라 공동 창업자인 J.B 스트라우벨이 설립한 배터리 재활용 스타트업 레드우드 머티리얼즈의 기업 가치가 2021년 37억 달러(4조6000억원)에서 최근 50억 달러(6조3000억원)까지 성장했다고 지난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테슬라 최고기술책임자(CTO)였던 스트라우벨은 2017년 레드우드 머티리얼즈를 통해 배터리 재활용 사업에 뛰어들었다. 미국 내 배터리 전초기지로 떠오른 네바다주에 배터리 재활용 시설을 짓는 중이다. 미국 에너지부는 올해 초 레드우드 머티리얼즈에 20억 달러 자금 지원을 약속하기도 했다.

세계 1위 배터리 기업인 중국 CATL도 유럽과 북미에 배터리 재활용 공장을 세운다는 구상을 내놨다. 닝쥔 CATL 최고 제조책임자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텐진 하계 세계경제포럼(WEF) 연례회의에서 “CATL은 이미 세계 최대 배터리 재활용 기업”이라며 “미국과 유럽에서 배터리 재활용 시스템을 구축할 파트너를 찾고 있다”고 언급했다. 배터리 재활용을 통해 환경 오염과 공급망 규제를 극복하고, 세계 배터리 시장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배터리 재활용 시장의 성장 기대감은 연일 높아지고 있다. 에너지 시장 조사업체 SNE리서치는 2040년 폐차되는 전기차 수가 4227만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폐차된 전기차에서 리튬·니켈 등의 금속이 600만t 넘게 채굴되고, 약 2089억 달러(263조원) 규모의 재활용 시장이 형성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르면 3~4년 뒤 폐배터리 배출이 본격화돼 2030년에 본격적인 시장이 열릴 것으로 본다.

세계 각국의 환경 규제 강화도 배터리 재활용 시장을 키우는 요소다. 유럽연합(EU)은 지난달 의회에서 배터리 재활용 및 핵심 광물 수거 비중 확대 등을 뼈대로 한 ‘지속가능한 배터리법’을 통과시켰다. 김대기 SNE리서치 부사장은 “환경 오염과 처리비용 등을 고려해 세계적으로 ‘사용 후 배터리 관리법’을 제정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국내 기업들도 배터리 재활용 경쟁에 참전한 상태다.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를 비롯해 성일하이텍, 세빗켐, 영풍, 에너지머티리얼즈 등이 설비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인 현대글로비스도 배터리 재활용에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정부는 지난달 ‘9대 순환경제 선도프로젝트’(CE 9 프로젝트) 중 하나로 배터리 재활용 분야를 선정하고, 폐배터리 광물 회수 기술 등의 개발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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