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오염수 방류 멈춰"…도쿄전력에 모여든 日시민들[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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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3.08.24. 오후 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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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정부·도쿄전력 오염수 해양 방류 직전 도쿄전력 앞 모인 日시민들
"바다를 죽이지 마라"…"독재적 방류 결정에 할 말 잃어"
"미래 세대에 대한 범죄"…"앞으로도 반대 행동 나설 것"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이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해양 방류를 시작하기 3시간 앞둔 시각. 도쿄전력 본사 앞에 시민단체 및 일본 시민 약 400여 명이 오염수 방류를 막아세우기 위해 모였다.

24일 오전 10시 도쿄전력을 바라보고 선 시민들은 '오염수를 바다에 버리지 마라', '후쿠시마와 원전 사고와 방사능 오염수 방류는 큰 범죄다' 등의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펼쳐들고  "절대 용서할 수 없다"며 "지금이라도 방출을 막고 싶다"고 외쳤다.

오염수 해양 방류 전인 24일 오전 도쿄 전력 앞에 시민들이 '오염수를 바다에 흘려보내지마!'란 현수막을 들고 반대 집회를 열었다.

이날 처음으로 발언에 나선 가타오카 테루미씨는 "오염수 방류가 후쿠시마 어업에 결정적 타격을 주는 것은 분명하고, 소비자도 (수산물을) 사기를 꺼릴 것이고 건강 피해와 불안도 발생한다"면서 "이는 소문 피해 뿐 아니라, 실제 피해로 돌아온다. 어업자와 원전사고 피해자를 또다시 궁지로 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22일 일본 정부는 관계 각료회의에서 오염수 해양 방류를 결정해 24일 방출 개시를 밝혔다"면서 "이런 억지와 독재적인 자세에 할 말을 잃는다"고 탄식했다.

'후쿠시마 방사능오염수 바다에 흘려버리지마'란 플래카드를 들고 집회에 참여한 시민

이날 1시간 가까이 이어진 집회에서 시민들은 "도쿄전력은 약속을 지켜라! 바다를 죽이지 마라! 어민 목소리를 들어라!"고 연신 소리를 높였다.  

발언에 나선 한 집회 참가자는 "도쿄전력은 분명히 관계자의 이해 없이는 오염수 방류를 하지 않겠다고 분명히 말하지 않았느냐"면서 "당신들은 관계자의 이해를 얻는 일을 했냐"고 되물었다.

이어 "(관계자의 이해를 얻지도 않고) 국가가 결정한 것이라고 해서 오염수를 당연하게 방출해 버린다는 것은 지극히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일본 정부 결정에 항의한다"며 마이크를 잡은 히루마씨는 "도쿄 전력은 방사성 핵종 트리튬은 자연계에도 존재하므로 후쿠시마 원전 뿐만 아니라 가동 중인 어느 원자력 발전소에서도 배출되고 있으니 문제없다고 설명한다"며 "하지만 삼중수소가 세포 내에 들어오면 내부 피폭을 일으키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은 하나같이 취재진에게 오염수 방류 결정에 우려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스기하라 코지(57)씨는 "도쿄 전력은 사고를 일으킨 책임도 지지 않고 피해자에 대한 배상이나 보상도 하고 있지 않다"며 '원래대로라면 원자력에 종사할 자격이 더 이상 없을 텐데, 아시아 태평양의 많은 사람, 그리고 앞으로 10년, 20년, 100년 후에 이 지구에서 살아갈 미래 세대에 대한 저 범죄를 저지르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오염수 방류 시간까지 얼마 남지 않았지만, 지금이라도 그 중단했으면 한다"고 간절히 바랐다.

24일(현지시간) 일본 도쿄의 도쿄전력 본사 앞에서 시민들이 "오염수를 바다에 버리지 말라"고 적은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쿄전력이 오염수 방류에 따른 후쿠시마 어민들의 '소문 피해'에 대해 오는 10월부터 배상 신청을 받겠다고 발표한 데 대한 비판도 나왔다.

그는 "애초에 피해를 만들지 않아야 하는데 이미 피해가 난 후 '돈으로 어떻게든 하겠다'는 그런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것 자체가 어민과 우리 모두에게 또 하나의 폭력이라고 생각한다"며 "절대 인정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미야구치 다카에(75)씨는 "오염수 방류가 시작되더라고 멈출 수 있는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믿고 포기하지 않고 호소하고 싶다"며 "오늘 뿐 아니라 앞으로도 이런 반대 목소리를 내는 집회에 참석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오염수 방류로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깨부수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해양방출 당장 멈춰라'라고 직접 적은 손팻말을 들고 거리에 선 우시로 료오코(69)씨는 "오염수 방류 결정에 너무 슬프다"며 "지금이라도 멈추고 싶다. 뭐라도 하기 위해 집회에 나왔다"고 답했다.

이날 집회 참가자들은 수상관저 앞에서 25일 12시부터 반대 공동행동에 나설 계획도 밝혔다. 또 매달 24일을 '공동 행동의 날'로 정해 오염수 방류 반대 움직임을 이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오후 1시,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오염수 방류가 시작됐다. 일본 방송 NHK 등에 따르면 도쿄전력은 이날 오후 1시 해수 이송 펌프를 가동해 오염수 해양 방류를 개시했다.

이날 방류를 시작으로, 17일 연속으로 하루에 460톤씩 오염수 총 7800톤이 바다에 1차적으로 방류될 예정이다. 이후 내년 3월까지는 오염수 3만 1200톤, 즉 오염수 전체의 3% 정도가 방류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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