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하림·JKL 컨소시엄 HMM 인수전 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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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3.07.24. 오후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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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팬오션 공동인수 경험
지지부진하던 매각 급물살




하림그룹이 중견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JKL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이뤄 국내 최대 해운회사인 HMM 인수에 전격 나선다.

두 회사는 2015년 벌크선 해운사인 팬오션을 공동으로 인수해 연간 영업이익을 2000억원대에서 약 8000억원으로 키운 경험이 있다. 컨소시엄은 KDB산업은행이 주식으로 전환하기로 한 1조원 규모 영구채에 더해 1조6800억원에 이르는 잔여 영구채 상당 부분까지 사들이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하림·JKL 컨소시엄은 최근 삼성증권에서 HMM 투자설명서(IM)를 수령했다. 하림은 그룹 내 벌크선 해운사 팬오션과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 위해 이번 투자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하림이 주요 지분을 인수하고 JKL파트너스가 블라인드 펀드(투자처를 정해두지 않고 모금부터 하는 펀드) 등을 동원해 소수 지분을 사들이는 방향으로 공조할 것으로 관측된다. 하림·JKL이 참여하면서 HMM 인수전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지난달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이 HMM 매각 의지를 드러낸 이래 SM그룹을 제외하고 뚜렷한 인수 의사를 밝힌 곳이 없어 인수·합병(M&A) 시장 일각에서는 거래 성사 가능성이 낮다는 비관론이 제기됐다.

그러나 그룹 자산 총액이 17조1000억원에 달하는 하림그룹이 뛰어들며 인수 경쟁이 한층 고조돼 매각 측으로서도 일정 부분 협상력을 갖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팬오션 함께 인수했던 하림·JKL 다시 손잡고 HMM에 뛰어들어

벌크선 위주 팬오션과 시너지

주식전환 '1조 영구채'에 더해

남은 물량도 상당수 매수 검토

특히 컨소시엄은 현재 산은과 해양진흥공사가 10월까지 주식 전환을 예고한 1조원 규모 영구채 이외에 잔여 영구채(1조6800억원) 일부도 인수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측이 경영권 거래를 종료한 후에도 1조6800억원 상당의 영구채를 계속 들고 있는 것은 컨소시엄에 부담이 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컨소시엄으로서는 하림그룹의 현금성 자산을 활용 가능할 뿐만 아니라 JKL파트너스를 통해 블라인드 펀드와 프로젝트 펀드, 인수금융(M&A를 위한 대출)을 끌어올 수 있는 상황이어서 자금 동원에 있어 유리하다는 평가다.

하림그룹과 HMM 간에는 다방면에서 시너지 효과가 발휘될 수 있을 것으로 풀이된다. 하림이 보유한 팬오션은 벌크선 위주인 반면 HMM은 컨테이너선 중심이어서 두 회사를 하나로 합쳤을 때 포트폴리오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컨소시엄의 한 축인 JKL파트너스는 하림과 10년 가까이 협업해왔다. 2012년 하림이 NS홈쇼핑의 NS마트를 이마트에 매각할 때 JKL파트너스가 조력했으며 2015년 팬오션 투자에는 공동 인수자로 참여했다. 당시 1조80억원이라는 거래금액을 끝내 조달하지 못할 것이라는 비관론을 뚫고 최종 인수에 성공한 뒤 JKL파트너스는 원금 대비 2.76배에 달하는 자금을 회수했다. 연환산 내부수익률(IRR) 기준으로 32.5%다. 팬오션 연간 매출은 2015년 1조8000억여 원에서 지난해 6조4200억여 원으로 늘었으며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약 2000억원에서 8000억원대로 증가했다.

HMM의 M&A 거래 대상은 보통주식 총 3억9879만여 주다. 여기에는 산은과 해진공이 보유하고 있는 보통주 1억9879만여 주가 포함돼 있다. 여기에 두 기관이 들고 있는 CB와 BW 중 10월에 조기 상환 청구권이 도래하는 1조원어치에 대한 전환권과 신주인수권을 행사해 보유하게 되는 보통주식 2억주를 합산한 규모다.

산은 측은 이번 매각작업 이후에도 약 1조6800억원 규모 HMM 영구채를 보유하게 된다. 산은 측은 향후 해당 영구채를 처분할 때 인수 측과 다방면으로 협의하면서 주식시장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창영 기자 / 강두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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