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가구도 거래량 늘어나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 견인
서울 강남권 고가 아파트의 가격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다. 특히 한동안 시장 침체로 거래가 없었던 대형 가구를 중심으로 신고가 경신이 반복되면서 가격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 연이은 신고가에 5주 연속 보합세를 이어갔던 서울 아파트값을 다시 상승하는 모습이다. 특히 개포동은 최근 대부분 단지가 전고점까지 매매 가격으로 오르면서 현장에선 오히려 추가 신고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모습이다.
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개포동 래미안블레스티지 전용면적 113㎡는 두 가구가 각각 38억8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해당 크기는 지난해 6월 36억9000만원에 거래됐다. 6개월여 만에 다시 가격이 오르면서 이제는 40억원대 진입을 눈 앞에 두고 있다.
개포동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매물 중에선 이미 40억원이 넘는 가구가 있다”면서 “그간 거래가 거의 뜸했던 대형 가구인데 새해부터 연이어 신고가에 거래가 성사되면서 거래 회복과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개포동은 신축과 구축을 가리지 않고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1983년 준공돼 올해 43년차를 맞은 개포주공 7단지는 최근 전용면적 53㎡가 24억원에 거래되면서 신고가를 기록했다. 2023년까지만 하더라도 가격 하락이 반복되며 20억원 미만 거래가 계속됐던 것과 비교하면 달라진 분위기다. 단지 내에서 가장 큰 전용면적 83㎡의 가격은 28억8000만원까지 올랐다.
2020년 준공돼 올해 6년차 단지인 개포래미안포레스트 역시 신고가 대열에 합류했다. 단지 내 전용면적 59㎡는 최근 24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는데, 당장 지난해 10월 거래가(21억8000만원)와 비교하면 2억2000만원 오른 가격이다. 이 밖에도 대치푸르지오발라드 등 개포동 내 다른 단지도 올해 신고가를 기록했다.
현장에선 고가 아파트 거래의 경우 대출 규제에서 비교적 자유로워 거래량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침체와 동시에 거래가 줄어든 강북 지역과는 거래 양상이 다르다”고 말했다.
강남권 아파트의 가격 상승세에 서울 전체 아파트 가격도 상승세로 돌아섰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2월 첫째주(3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02% 상승했다. 이전 5주간 0%로 보합을 유지하며 시장에선 가격 하락을 예상했는데, 오히려 상승한 것이다.
부동산원은 “대출규제 영향으로 매수심리가 위축되고 관망세가 지속되고 있다”면서도 “서울은 선호단지에서 거래가격이 상승하면서 아파트 매매가가 상승전환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