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복 시사에 이스라엘 군사 대비
이스라엘의 미사일 공격으로 시리아 내 이란 혁명수비대(IRGC) 고위 장성이 사망했다. 이란은 즉각 보복을 천명하고 나섰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이 인근 중동지역으로 번질 수 있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란 국영 IRNA통신은 25일(현지시간) “시리아 내 혁명수비대의 가장 경험 많은 선임 고문 중 한 명인 사이드 라지 무사비 준장이 수도 다마스쿠스 외곽 자이나비야 지역에서 시오니스트(이스라엘) 정권의 공격을 받아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무사비 준장은 여러 차례 이스라엘의 암살 대상에 올랐던 인물로 알려져 있다. 이스라엘은 그가 시리아, 레바논에 무기를 공급하는 등 이란과의 군사 동맹을 조율했던 핵심 인물로 지목해 왔다. 무사비 준장은 2020년 이라크에서 미국의 드론 공격으로 사망한 IRGC 정예 쿠드스군의 가셈 솔레이마니 사령관 측근이었던 것으로도 전해진다.
이란은 격앙된 반응이었다.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무사비 준장은) 저항 전선 고문으로 일하면서 시리아의 성지와 이슬람 이상을 수호하다 순교했다”며 “이스라엘은 이 범죄에 대해 분명히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란 외무부도 “이란은 적절한 시간과 장소에서 이번 조치에 대응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권리가 있다”며 강경한 태도를 취했다.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도 성명을 통해 무사비 준장을 “최고의 형제 중 한 명”이라고 표현하며 보복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스라엘은 무사비 준장 사망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을 하지 않으면서도 이란의 로켓 공격 등 보복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이스라엘방위군(IDF) 대변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외국 보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다”면서도 “이스라엘군은 이스라엘의 안보 이익을 보호할 임무가 있다”고 말했다.
친(親)이란 정권이 이끄는 시리아나 헤즈볼라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은 하마스와의 전쟁 전부터 이미 수년간 계속돼 왔다. 이란 압박 차원에서다. 시리아는 이라크, 레바논 등과 함께 이슬람 ‘시아파 벨트’를 구성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 공습이 전례 없는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이란 군부 실세 사망으로 전선이 확장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는 계속 커지고 있다. 이란과 연계된 이라크 내 시아파 민병대 카타이브 헤즈볼라(KH)가 같은 날 이라크 아르빌 주둔 미군 기지에 드론 공격을 벌였고, 부상자가 발생한 미군이 조 바이든 대통령 지시로 보복 공습을 단행하는 일도 있었다. 앞서 이란을 등에 업은 예멘 후티 반군이 홍해에서 이스라엘행 상선들을 잇따라 공격하는 등 인근 지역은 일촉즉발 긴장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