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 노쇼’ 권경애, 법원 조정에도 노쇼…유족 “통탄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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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3.11.01. 오전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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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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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폭 피해자 유족, 화해 조정 거부
“사과는 커녕 전화 연락조차 없다”
권경애 변호사의 재판 불출석으로 패소한 학교폭력 피해자 유족 이기철씨가 권경애 변호사에 대한 대한변호사협회의 징계위원회가 열린 지난 6월 서울 서초구 변협회관에서 취재진과 인터뷰하던 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딸을 죽음으로 내몬 학교폭력 가해자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법률대리인이었던 권경애 변호사가 재판에 나타나지 않아 패소한 유가족이 5천만원을 받고 권 변호사와 화해하라는 법원의 조정안을 거부하기로 했다. 유족 측은 권 변호사가 사과는커녕 조정 과정에서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며 분노했다.

학교 폭력 피해자 고 박주원양의 어머니 이기철(56)씨는 1일 문화방송(MBC) 라디오 프로그램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다음주 중으로 법원의 조정 결정문에 대해 이의 신청서를 낼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씨는 조정 결정을 거부한 이유로 ‘재판 노쇼’ 논란이 불거진 이후 권 변호사와 그가 과거 속했던 법무법인 해미르 쪽이 보인 무책임한 태도를 지적했다. 이씨는 “(권 변호사는) 두 번의 법원 조정기일에 저나 조정장이 계속 요청하는 데도 나오지 않았다”며 “권 변호사의 법률대리인도 ‘권경애가 나오면 어머님이 가만히 있겠냐’고 하고, 해미르 대표도 ‘무슨 조정기일까지 저렇게 기자들이 오냐, 저래서 권경애가 어떻게 나오냐’는 식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권 변호사는) 첫 조정기일 당일에서야 변호사를 선임하고 답변서도 내지 않아 조정장까지 괘씸하다고 얘기했다. 권 변호사 쪽 변호사는 빈손으로 털레털레 와서 자기는 할 말이 없다고 나중에 서류를 쓰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권 변호사가) 지금까지 제대로 반성한 적, 사과한 적이 없다”며 “본인 잘못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자기가 충격을 받았다는 말을 하는 사람과 합의할 이유가 없다”고 토로했다. 재판 노쇼 논란이 불거진 이후 “전화도 한 번 없고 본 적도 없다”고 했다.

권경애 변호사. 유튜브 채널 금태섭티브이(TV) 갈무리


이씨는 “제 변호사가 비용 생각도 해야 되지 않느냐라고 하길래 ‘말리려고 하지 마시라’ 말씀드렸다. 저는 끝까지 간다”며 권 변호사를 향해 “사람의 기본적인 도리를 하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 사람의 눈물도 닦아주지 못하는 법과 제도와 정치가 대체 무슨 소용이냐”며 “통탄스러워서 저는 멈출 수가 없다”고 했다.

앞서 지난 2015년 당시 중학생이던 이씨의 딸 고 박주원(사망 당시 16살)양은 학교 폭력에 시달리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후 이씨는 서울시교육청과 학교법인, 가해자 등 34명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고, 1심에서 가해 학생 1명의 책임을 인정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받아들었다.

이씨는 이에 항소했으나, 이후 세 차례의 항소심 변론기일에 이씨 변호인이었던 권 변호사가 출석하지 않으면서 1심에서의 원고 일부 승소가 패소로 뒤집히고, 나머지 가해자에 대해서도 모두 항소가 취하됐다. 권 변호사는 재판 불출석으로 패소했다는 사실도 5개월이 지나서야 이씨가 추궁하자 알려줬다고 한다. 이에 유족은 지난 4월 권 변호사와 그가 당시 속했던 법무법인을 상대로 2억원 상당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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