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의혹' 드디어 마주 앉는 이재명·검찰…핵심 쟁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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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3.01.28. 오전 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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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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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428억원 지분이 배임과 이해충돌방지법 고리

"유동규, 이재명 승인 받고 김만배 요구대로"

1년6개월여 만에 다시 '그 분' 의혹 해소되나

정치 자산인 성남시장 선거 정당성도 문제

위례신도시도 조사 대상…정진상 먼저 기소
[익산=뉴시스] 김얼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가 지난 27일 전북 익산시 익산시청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63차 전북 현장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개회사를 하고 있다. 2023.01.27. pmkeul@newsis.com
[서울=뉴시스] 류인선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검찰에 출석한다. 대장동 의혹이 제기된 지 1년6개월여 만이다. 민간 부동산 개발업체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가 막대한 이익을 얻는 과정에 이 대표가 관여했는지가 조사의 핵심이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배임 혐의 등의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는다. 반부패수사 1·3부(부장검사 엄희준·강백신)가 맡고 있는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특혜 의혹이 조사 대상이다.

검찰은 이 대표에게 질문할 내용을 100장 정도의 질문지로 정리했다고 한다. 이 대표 측도 30여장의 진술서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조사가 미진할 경우 추가 조사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이 대표에게 민간업자들이 7886억원 상당의 이익(아파트 분양이익·자산관리위탁수수료·택지분양 배당금·천화동인 1~7호 배당금의 합)을 독점하게 된 과정에 개입했는지 물을 것으로 보인다.

대장동 배임 혐의의 핵심은 성남의뜰에 출자한 공사, 금융기관, 화천대유 중에서 화천대유가 막대한 이익을 얻게되는 구조에 이 대표가 관여했는지 여부다. 이 대표는 대장동 사업은 "단군 이래 최대 공익환수"(2021년 9월 기자회견)였다며 반박하고 있다.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와 정영학 회계사가 나눈 대화가 녹음된 '정영학 녹취록'에는 천화동인 1호의 실소유주가 '그분'이라는 취지의 대화가 담긴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대표가 그분인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일었다.

당시 이 대표가 민간업자에게 특혜를 줄 이유가 없다는 의견도 있다. 김씨가 이 대표와 인터뷰를 한 것 외에는 두 사람 사이 연관점이 없다는 취지다.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지난 2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소환을 앞두고 포토라인이 설치돼 있다. 2023.01.27. photocdj@newsis.com
대선 전 검찰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윗선으로 보고 유 전 본부장과 김씨 등을 기소했다. 정기 인사를 통해 수사팀이 교체된 후 검찰은 최종 윗선으로 이 대표를 지목해 수사를 진행해왔다.

검찰이 확보한 진술과 최근 유 전 본부장의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 공소장 내용을 종합하면, 이 대표는 정 전 실장을 거쳐 유 전 본부장과 김씨가 나눈 '지분 절반 제공' 대화를 보고받은 뒤 승인한 것으로 조사됐다.

2015년 4월 김씨는 자신이 사업이익의 49%를 갖고, 나머지를 남욱 변호사(25%), 정영학 회계사(16%) 등에게 나눠주기로 했다. 김씨 지분 49% 중 절반인 24.5%를 다시 이 대표 측에게 배분하기로 계획했다는 것이 검찰의 조사 내용이다. 김씨 지분의 절반은 약 428억원에 달한다.

만약 검찰이 확보한 진술들이 사실이라면, 이 대표가 대장동 일당에게 특혜를 제공할 이유가 생긴다는 분석이다. 지분 약속 의혹은 이 대표에게 배임과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를 적용할 고리가 될 수 있다. 검찰과 이 대표가 가장 치열하게 충돌할 지점으로 예상된다.

검찰은 전날 열린 이한성 화천대유 공동대표 등의 '김만배 범죄수익 은닉' 혐의 공판에서 "김씨 등은 2014년 6월 지방선거에서 이 대표(당시 성남시장 후보)의 지지를 부탁하는 등 당선 공로를 인정받아 정 전 실장, 김용 전 부원장 등의 비호 아래 대장동 개발 사업자로 내정됐다"고 했다.

이어 "유 전 본부장은 이 대표의 지시와 승인에 따라 김씨 등의 요구대로 공모지침서를 작성했고, 김씨 등에게 유리하게 심사했다. 이에 따라 배당수익을 김씨 등에게 몰아줬다"고 말했다.

김씨 등이 이 대표의 성남시장 재선이라는 정치적 이익을 제공했고, 이에 이 대표 본인을 포함한 이 대표 측이 김씨에게 대장동 사업권 관련 특혜를 제공했다는 취지다. 현재 검찰이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이 대표 혐의를 어떻게 구성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검찰은 유 전 본부장을 통해 남 변호사 등이 이 대표의 성남시장 선거자금을 제공했다는 혐의도 이 대표에게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가 선거자금 전반을 인지하고 관리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선거의 정당성이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해 적극 반박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검찰은 남 변호사 등이 이 대표의 성남시장 재선 과정을 지원한 것으로 파악했다. 남 변호사가 선거 자금을 조성해 이 대표 측에게 제공했다는 혐의다. 또 검찰은 남 변호사가 직원을 동원해 인터넷 카페에 이 대표에게 유리한 댓글을 남긴 것으로 조사했다.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지난해 11월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2022.11.18. photo@newsis.com
검찰은 이 외에도 종교단체를 통한 이 대표 지원, 상대후보 비방 취지의 허위 기사 보도 등도 법정에서 입증할 계획이다. 이 대표가 성남시장을 통해 중앙 정치에 입문한 것을 감안하면, 이 대표 정치 활동의 정당성이 걸린 문제라는 분석이다.

위례신도시 의혹도 조사 대상에 오를 예정이다. 검찰은 정 전 실장이 남 변호사 등에게 비밀을 누설해 위례신도시 사업자로 선정되게 하고 이익을 얻게했다며 부패방지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정 전 실장이 2013년 7월부터 2018년 1월까지 성남시 관련 직무상 비밀을 이용해 남 변호사 등이 위례신도시 사업 민간업자로 선정되게 하고 개발수익 210억원 상당을 취득하게 했다는 혐의다.

유 전 본부장의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 공소장에는 이 대표가 정 전 실장을 통해 성남도개공이 추진하는 대장동과 위례신도시 사업을 보고 받았다고 적혀있다. 위례신도시에 대해서도 이 대표의 관련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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