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빚투’ 절반이 50대 이상..실버개미, 폭락장서 노후자금 베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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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2.10.12. 오전 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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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증권사 신용융자 잔고 절반 50대 이상
급락장에 금리 치솟는데 '빚투' 주식신용융자 15조
50대 이상 신용융자 잔고 54.5%로 절반 웃돌아
11일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9.82포인트(1.78%) 하락한 2193.02로 시작했다. 원·달러 환율은 15.6원 오른 1428.0에 개장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자료: 윤영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금융감독원)


올해 상반기 빚을 내 주식을 산 투자자 절반 이상이 은퇴를 앞둔 50대 이상 ‘실버개미’인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가 촉발한 유동성 장에서 급격히 빚투를 늘린 젊은층이 반대매매의 쓴맛을 보고 신용거래를 대폭 줄인 반면 50대 이상은 여전히 반등장에 베팅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영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상반기 기준 자산 상위 10대 증권사들은 15조1655억원 상당을 투자자들에게 빌려줬다. 50~60세의 신용융자 잔고가 5조233억원(33.1%)로 가장 많았고, 60대 이상도 3조2464억원(21.4%)에 달했다. 50대 이상 신용잔고가 54.5%로 절반을 웃도는 것이다.

신용융자 잔고는 투자자들이 증권사로부터 빚을 내 주식을 매수한 규모로, 은퇴를 앞둔 세대가 올해 하락장에서 더욱 공격적인 투자를 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60대 이상 투자자들은 코로나19 대폭락장 이후 상승장에서 신용공여잔고를 대폭 늘린데 이어 지난해 횡보장을 거치면서 빚투 규모를 더욱 확대했다. 지난해 말 기준 60대 이상 신용잔고는 3조7900억원으로, 2020년 말보다 31.96%나 증가했다. 이는 전연령층에서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50대는 지난해말 신용잔고가 20.95% 증가하며 뒤를 이었다.




반면 젊은층은 코로나19 폭락장에서 급격히 빚투 규모를 늘렸지만, 지난해 횡보장에서 조정을 거친데 이어 올해 상반기 잔고 규모를 대폭 줄였다. 30대 미만 투자자들의 신용잔고는 지난 2019년말 1600억원에 불과했지만, 2020년말 4800억원으로 200% 급증했다. 지난해말 5000억원이던 잔고는 올해 상반기 3200억원으로 전년대비 32% 감소했다. 이 기간 30~40대 투자자들도 4조3600억원에서 7조5600억원, 지난해 말 8조8900억원까지 확대했다 올해 6조5600억원으로 내려앉았다.

올해 상반기 50세 미만 투자자들의 신용잔고는 2020년 말보다 줄어든 수준이다. 코로나19 이후 상승장에서 신용거래한 개인투자자들이 손실을 봤거나 반대매매를 당하면서 빚투 규모를 축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019년 한해동안 2조원을 소폭 웃돌던 반매매매는 2020년 3조9216억원, 지난해 4조8986억원까지 치솟았다. 올들어 지난 9월30일까지 반대매매금액은 3조346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50대 신용잔고는 올해 들어 18.15% 줄어드는데 그쳤고, 60대 이상은 14.41% 감소했다. 그 결과 50대 이상 신용잔고비중은 2020년 49%에서 지난해 50%로 확대된데 이어 올해 비중이 더 커졌다. 올해 미국의 금리인상과 러시아 전쟁 등의 여파에 따른 급락장에서 반대매매가 쏟아져 나온점을 고려하면 은퇴를 앞둔 50대 이상의 노후생활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윤영덕 의원은 “같은 빚투라 하더라도 20대 청년보다 60세 이상의 고령층이 받는 충격이 더 크다”고 강조하면서 “고령층이 주식투자에 신용융자를 활용하는 것은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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