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장례식엔 예쁜 옷 입고 파티처럼"…故 오요안나 유서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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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5.01.28. 오후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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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초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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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사망한 MBC 기상캐스터 오요안나가 남긴 유서 내용 일부. (SNS, 커뮤니티 갈무리)


(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지난해 9월 28세의 일기로 사망한 MBC 기상캐스터 오요안나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가운데 유서 내용 일부가 공개됐다.

27일 매일신문 보도에 따르면 1996년생인 고인은 지난해 9월 15일 오전 1시 5분쯤 휴대전화 메모장에 원고지 17장 분량의 유서를 작성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유서에는 동료 기상캐스터 2명에게 괴롭힘을 당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보도 이후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고(故) 오요안나의 휴대전화에 저장돼 있던 유서 내용 일부가 갈무리돼 올라왔다.

유서에는 "내 장례식은 야외에서 파티처럼 해주세요. 다 드레스나 예쁜 옷 입고 와서 핑거푸드 먹으면서 웃으면서 보내줘요. 그리고 어디에 묻지 말고 갈아서 바다에 뿌려줘요. 아무 바다나 괜찮아. 강도 좋고"라고 적혀 있다.

오요안나는 "사는 게 너무너무 피곤합니다. 나를 설득시켜도 이해받지 못하는 것도 싫고 내가 사랑하는 일을 마음껏 사랑만 할 수 없는 게 싫어요. 등 벌어질 듯 아픈 것도 명치 찢어질 것 같은 것도 지긋지긋해"라고 토로했다.

이어 "나를 사랑해 주는 사람들 나 살리려고 불편하게 하는 것도 싫어. 하나님의 때를 기다리는 것도 힘들어. (중략) 인간관계 다 그런 거라고 하셨죠? 항상 그렇게 사십쇼. 불편한 관계 삭제시키면서"라고 적었다.

유서 내용의 가려진 부분은 가해자로 추정되는 인물이 거론된 것으로 추정된다.

고인은 2021년 5월 MBC 기상캐스터로 채용된 이듬해 3월부터 괴롭힘 대상이 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동료 기상캐스터들은 오보를 낸 뒤 고인의 잘못으로 돌리는가 하면 '가르쳐야 한다'며 퇴근한 고인을 회사로 불러들이거나 퇴근을 막았다.

지난 2022년 tvN '유퀴즈 온 더 블럭'에 섭외됐을 당시에는 '나가서 무슨 말을 할 수 있냐'고 묻거나 실력 등을 이유로 오랜 시간 비난해 왔다.

고인은 사망 전 MBC 관계자 4명에게 피해 사실을 알렸지만 MBC는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MBC 측은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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