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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가 이끄는 민주당은 혁신의 방향타를 찾지 못하고 있다.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이나 김남국 의원의 가상자산 거래 의혹이 터졌을 때 그는 당 대표로서 제대로 된 위기대응 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위기 돌파를 위해 마련한 혁신위원회는 동력을 얻지 못한 채 새로운 분란만 남긴 채 조기에 문을 닫았다. 당 지지율도 1년 새 10%포인트 가까이 추락했다. 여권에 불리한 이슈가 쏟아져 나온 상황에서도 지지율이 오히려 떨어진 것이다. ‘개딸’ 등 강성 지지층에 기댄 진영 정치도 심화됐다.
이 대표 본인의 사법리스크는 리더십 표류의 핵심 원인이다. 이 대표가 지난해 취임 일성으로 “재집권 토대 구축”과 “민생”을 앞세웠지만 제대로 공감을 얻지 못한 것도 사법리스크 탓이 크다. 그는 성남FC, 대장동·백현동 의혹으로 네 차례나 검찰 조사를 받았고, 대북 송금 의혹과 관련해 다섯 번째 소환을 앞두고 있다. 사법리스크가 계속되는 것은 여러 의혹에 대한 납득할 만한 해명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 대표 개인의 문제를 민주당의 문제로 만들고 있다는 방탄 논란이 계속됐다. 불체포특권 포기를 약속해 놓고도 체포동의안 표결 문제에 분명한 입장을 내지 않아 내분은 증폭됐다.
이 대표는 어제 국회의원 워크숍에 참석해 “국민 기대에 충실히 부응했는지 아쉬운 부분이 많다”며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큰 책임감을 느낀다”고만 말했다. 31일에 취임 1년 소회를 밝히는 기자회견을 갖는다. 이 대표가 국민과 당원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서는 이번에야말로 철저한 성찰의 목소리를 내고 혁신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강성 지지층과의 결별을 선언하고 당내 갈등 해소에도 나서야 한다. 환골탈태의 노력이 없다면 이 대표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다. 이 대표는 당과 자신의 정치적 운명이 걸린 총선을 앞두고 분명한 결자해지의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