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방탄에 갇힌 이재명 대표 1년… 철저한 성찰과 쇄신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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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어제(28일) 취임 1년을 맞았다. 이 대표는 지난해 대선에서 패배한 지 5개월 만에 논란을 무릅쓰고 당권을 거머쥐었다. 그러나 그가 지난 1년간 국회 과반 의석의 거대 야당을 이끌며 거둔 성적표는 형편없다. 도덕성, 리더십, 혁신이 실종된 ‘3무(無) 정치’로 집약된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어느 때보다 당 대표 역할이 막중한 상황이지만 “임기 2년 차가 더 걱정”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당내 위기감이 고조되는 지경이다.

이 대표가 이끄는 민주당은 혁신의 방향타를 찾지 못하고 있다.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이나 김남국 의원의 가상자산 거래 의혹이 터졌을 때 그는 당 대표로서 제대로 된 위기대응 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위기 돌파를 위해 마련한 혁신위원회는 동력을 얻지 못한 채 새로운 분란만 남긴 채 조기에 문을 닫았다. 당 지지율도 1년 새 10%포인트 가까이 추락했다. 여권에 불리한 이슈가 쏟아져 나온 상황에서도 지지율이 오히려 떨어진 것이다. ‘개딸’ 등 강성 지지층에 기댄 진영 정치도 심화됐다.

이 대표 본인의 사법리스크는 리더십 표류의 핵심 원인이다. 이 대표가 지난해 취임 일성으로 “재집권 토대 구축”과 “민생”을 앞세웠지만 제대로 공감을 얻지 못한 것도 사법리스크 탓이 크다. 그는 성남FC, 대장동·백현동 의혹으로 네 차례나 검찰 조사를 받았고, 대북 송금 의혹과 관련해 다섯 번째 소환을 앞두고 있다. 사법리스크가 계속되는 것은 여러 의혹에 대한 납득할 만한 해명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 대표 개인의 문제를 민주당의 문제로 만들고 있다는 방탄 논란이 계속됐다. 불체포특권 포기를 약속해 놓고도 체포동의안 표결 문제에 분명한 입장을 내지 않아 내분은 증폭됐다.

이 대표는 어제 국회의원 워크숍에 참석해 “국민 기대에 충실히 부응했는지 아쉬운 부분이 많다”며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큰 책임감을 느낀다”고만 말했다. 31일에 취임 1년 소회를 밝히는 기자회견을 갖는다. 이 대표가 국민과 당원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서는 이번에야말로 철저한 성찰의 목소리를 내고 혁신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강성 지지층과의 결별을 선언하고 당내 갈등 해소에도 나서야 한다. 환골탈태의 노력이 없다면 이 대표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다. 이 대표는 당과 자신의 정치적 운명이 걸린 총선을 앞두고 분명한 결자해지의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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