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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별 콘센트 모양이 다른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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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기연구원 KERI

공식

2019.07.30. 16:03302,135 읽음

여름철 휴가기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무더위를 피하기 위해, 모처럼 긴 휴가를 즐기기 위해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분들이 많을텐데요.

'돼지코'는 해외여행을 갈 때
꼭 챙겨야하는 필수품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왜 이렇게 나라마다 전기를 꽂는 구멍 모양이 달라서 불편하게 하는 걸까요? 


플러그? 콘센트? 돼지코?

우선, 전기를 쓸 때마다 맨날 보게 되는 이것!여러분은 정확한 이름을 알고 계신가요? 플러그, 콘센트, 돼지코 등등등 다양한 이름으로 혼재해서 부르고 있는데요. 

흔히 '돼지코'라고 부르는 것의 정확한 명칭은 
"어댑터"입니다. 우리나라의 220V 구멍이 돼지의 콧구멍처럼 (o o) 생겨서 '돼지코'라고 불렀는데, 요즘은 콘센트에 꼽는 플러그나 다용도 멀티어댑터를 돼지코라고 부르더군요. 또, 전기기구의 줄 끝에 매달려 있는 '꽂는 부분'이 "플러그"전기제품을 사용할 때 플러그를 '꽂는 구멍'은 "콘센트"라고 합니다.

ⓒ한국전기연구원(KERI)

I 콘센트는 콩글리시?

사실 '콘센트'는 콩글리시입니다. 우리가 콘센트라고 부르는 물건은 영어로는 ’outlet' 또는 ‘receptacle',  'socket'이라고도 부릅니다. 콘센트라는 말은 일본 사람들이 ‘concentric plug’이라는 말을 줄여서 부른 이름에서 유래되었다고 하네요.

1904년 미국의 발명가 하비 허벨(Harvey Hubbell)이 발명한
세계 최초의 전기 플러그를 보면 왜 소켓인지 알 수 있습니다. 전기는 밤에 불을 밝히는 전구의 형태로 인류의 삶에 처음 들어왔기 때문에, 전구와 전기를 연결하는 부분, '소켓'이라고 아직까지 명칭을 부르는 것 같습니다.

하비 허벨(Harvey Hubbell)과 세계 최초의 전기 플러그 특허 도면 ⓒwikipedia
세계 최초의 전기 플러그 ⓒwikipedia

I 국가별 콘센트 모양이 다른 이유는?

전기가 가정으로 본격적으로 도입된 것은 19세기 말입니다. 주로 조명기구로 사용되던 전기는 20세기 들어서 전기 가전제품으로 자리하며 인류의 삶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가 됐습니다. 이때 전기 가전 제품 제조업자들은 각자 다른 플러그와 콘센트를 개발하게 되었습니다. 당시에는 다른 나라로 이동하며 국경을 넘나드는 해외여행객들이 많이 없었는 데다가, 당시 전기기기는 크고 무거워서 휴대하기 어려웠습니다. 따라서 전세계적으로 콘센트 모양을 통일시킬 필요성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점차 더욱 다양한 전기장치가 개발되고 국가 간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각기 다른 형태의 플러그때문에 불편함을 겪는 문제가 많았는데요. 따라서 플러그의 규격을 통일하고 상호 호환이 가능한 '국제 규격'이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906년 영국 런던에서 IEC(국제전기기술위원회)라는 비영리국제기구가 설립됐습니다. IEC는 산업·가정·의료용 등 다양한 분야의 전기기구에 대한 상호 규제와 호환, 통일규격,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설립되어 현재 2000여개의 국제규격을 제정한 국제기구입니다.

1904년 당시 IEC 설립 회의(좌)와 당시 전기램프(우)

IEC 설립 초기에는 유럽과 미국 등 세계 각국의 전문가들이 협력하여 전기 규격을 통일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제1차, 제2차 세계대전의 발생으로 인해 이러한 논의는 중단되었습니다. 1950년대 전쟁이 종식되자 이미 여러 차례 전쟁을 겪으면서 기반시설이 대부분 갖춰져 있었고, 독자적으로 생산해낸 전기 제품으로 많은 부를 쌓은 기득권자들이 생겨난 후였습니다.

IEC는 1970년대에 범용 플러그에 대한 국제 표준을 발표했습니다. 브라질과 남아프리카가 이 범용 플러그를 채택해 사용하고 있죠. 하지만 이미 각 국가마다 수억개의 콘센트가 설치되어 있기 때문에 통일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여집니다.


I 우리나라는 왜 110V에서 220V로 바꾸게 됐나?

우리나라는 이런 수억개의 콘센트 등 전기적 인프라를 교체하는 데 성공한 대표적인 나라입니다. 찾아보기 힘들지만, 오래된 아파트에서 볼 수 있듯이, 우리나라에도  (  I ) 콘센트, 즉 '110V'를 사용한 역사가 있었습니다. 우리나라가 110V를 썼던 이유는 
일본 식민통치와 미군정을 거쳤기 때문입니다. 현재도 미국은 120V, 60Hz를, 일본은 100V, 50Hz(동일본)/60Hz(서일본)를 쓰고 있습니다.

지금은 24시간 전기를 부담없이 쓰지만, 1970년대까지도 발전소가 부족했던 우리나라는 전력 사정이 열악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정부는
 경제성 있고 안정적인 전력 공급 방법을 모색했죠. 따라서 1973년 정부는 가정용 전력 전압을 110V에서 220V로, 동력용 전압을 200V에서 380V로 높이는 2차 배전 승압 사업을 추진하게 됩니다. 그리고 2005년 11월 4일, 32년만에 승압사업이 결실을 맺게 되어 현재 우리가 220V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조금 자세한 이야기는 아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


I 나라별 콘센트, 여행 전에 체크하세요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에서는 국가별 콘센트를 A부터 N타입까지 총 14개의 타입으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IEC 홈페이지에서 각 나라별, 콘센트별 등으로 보다 자세한 내용을 조회할 수 있답니다!

마지막으로, 해외여행을 준비하는 여러분을 위해 한국전기연구원이 한가지 선물을 준비했습니다. 주요 국가별 콘센트를 한눈에 보기 쉽게 정리해보았는데, 콘센트 모양이 정말 각양각색이죠? 캡쳐해서 함께 여행가는 분들과 공유해보세요 :) <KERI>

*참고: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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