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로 알려지자 학생들에 실명 설문지 쓰게 해
[앵커]
서울의 한 고등학교 교사가 학생들에게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여학생들에게 늙어서 아이를 불량하게 낳을 거냐며 출산을 강요했다는 건데, 과연 교사가 학생들에게 할 수 있는 말인지 직접 들어보시죠. 이희령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한 여자고등학교에서 생명과학 수업을 하던 교사 김모 씨.
갑자기 책상을 내리치며 학생들에게 출산을 강요합니다.
[김모 씨/교사 : (아이를) 20대 후반에 낳아야 해. 31살, 32살까지는 봐줄 테니까. 그 안에는 꼭 낳으라 이거야. 그때 갖는 게 아니라, 그때 낳으라고. 출산을 하라고. 알았어?]
여성의 출산 나이를 언급하며 언성을 높입니다.
[김모 씨/교사 : 아기가 가장 건강할 수 있는 나이는요. 27세, 28세 때입니다. 여자의 하체가 가장 왕성하고 튼튼하고 가장 이게 성숙했을 때. 늙어서 불량하게 낳을 거냐고. 나이 들어서 여자가 애 낳으면 뭐가 되고. 어떻게 책임질 거야.]
결혼을 안 하겠다는 생각도 문제라며 비난합니다.
[김모 씨/교사 : 혼자 살겠다는 생각, 이 마인드. 이 중에 3분의 1은 그런 놈들 있을 거야. 정신 차려라. (결혼 안 하면) 본인이 죽었는지도 주변에서 몰라요. 그래서 썩은 내가 진동할 때 누군가 문을 따서 확인해 보고 죽었다고 확인하고 처리할 겁니다.]
김씨가 이전부터 이런 발언을 반복해왔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고등학교 3학년 재학생 : (지난해) 제가 2학년 때 생물을 들었었어요. 똑같은 말이었어요. 제가 선배들한테 물어봤을 때도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성적인 내용 자체가.]
실제로 김씨는 이전에 항의를 받았었다고 했습니다.
[김모 씨/고등학교 교사 : 이런 얘기를 한 번 수업 시간에 한 적이 있는데 항의 전화가 왔어요. 학부모한테. '왜 수업 시간에 애 낳으라는 소리 (하냐.)' 아니, 생명과학 시간에 하지. 어떤 시간에 해.]
불쾌감을 느낀 학생들은 이를 외부에 알렸습니다.
국민신문고에도 항의 민원이 쇄도했습니다.
그러자 김씨는 학생들에게 자신이 한 발언을 표시하라며 실명으로 설문지도 쓰게 했습니다.
설문지에 적힌 일부 표현도 상당히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논란이 커지자, 교육청은 해당 학교와 사안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습니다.
[고등학교 관계자 : 수업에서 배제됐습니다. 아이들과는 격리됐고요.]
하지만 이 학교가 사립고등학교인 탓에 교원 징계는 '학교 재량'에 달려 있습니다.
서울시교육청은 오늘(3일) 학교에 방문해 특별 장학을 진행했고,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습니다.
[영상취재 이주원 / 영상편집 홍여울 / 영상디자인 강아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