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전자칠판의 경우 중국 5만여 개 학교, 1억3000만명의 학생이 이용 중이라고 아이플라이텍 측은 소개했다. AI를 통해 허페이 전역의 교차로 신호를 통제해 차량 정체의 완화를 돕는 교통 슈퍼 브레인 서비스도 소개됐다.
인구 985만 명인 허페이의 지난해 성장률은 5.8%로 전국 평균(5.2%)을 웃돌았다. 한때 낙후 지역으로 여겨졌던 허페이의 주민은 이제 첨단 산업단지를 기반으로 중국 도시 평균을 훌쩍 넘는 소득을 누리고 있다.(표)
허페이의 도약은 지방 정부의 과감한 투자와 민간 기업의 결합을 토대로 했다. 이같은 허페이 모델을 두고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최고의 국가 자본주의'라고 평가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2008년 LCD 제조사 징둥팡(京東方, BOE) 투자였다. 지방 재정 수입이 160억 위안(약 3조원)에 불과한 허페이는 당시 90억 위안(1.7조원)의 자금과 토지·에너지·대출 이자 보조 등을 제공하는 우대 정책 등으로 총 175억 위안(3.3조원)을 BOE에 투자했다. 이 결과 중국 최초로 LCD 패널 6세대 생산 라인을 구축했다. 허페이시는 투자 자금을 모으기 위해 지하철 건설까지 연기했다.
2017년 DRAM 제조사 창신메모리(長鑫存儲) 설립을 위해 지분을 투자했고, 2020년엔 전기차 업체 니오(NIO)에 70억 위안(약 1.3조원)을 투자했다. 허페이시의 지원으로 위기에서 벗어난 니오는 본사와 공장 일부를 허페이로 옮겼다. 2년 만에 니오가 경영난을 극복하자 주가가 급등했고 시 정부는 투자금의 5.5배를 회수했다. BOE와 니오에 투자한 기금 '허페이젠터우(建投)'는 2019년부터 2021년까지 매년 50억 위안(9528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다른 대도시가 학교 지원과 주택 보급에 힘쓸 때 허페이는 유망 기업에 투자한 것이다. 허페이가 ‘벤처투자자 지방정부’라고 불리는 이유다. 뤄원산(羅文杉) 안후이성 공업정보화 부청장은 “전문가팀이 산업을 면밀하게 연구하고, 허페이의 기반 기술을 점검한 뒤 전문 기관과 협의해 투자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1990년대 중국의 노동력과 외국 자본을 결합한 선전(深圳) 모델이 중국 남부를 세계의 공장으로 바꿨다면 허페이 모델은 산업 고도화를 원하는 도시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50여년이 지난 지금 과기대는 첨단 기술의 허브로 탈바꿈했다. 과기대 물리학 연구소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앞선 핵융합 에너지 원자로 중 하나인 실험용 첨단 초전도 용기 토카막(Tokamak)을 테스트하고 있다. 유전자 가위 크리스퍼(CRISPR)를 사용한 최초의 인간 실험도 2015년 허페이 병원에서 이뤄졌다.
지난 2020년 허페이는 ‘체인 보스(Chain Boss)’ 시스템을 도입했다. 시 정부가 반도체, 양자과학, 전기차, 생명공학 등 12개 첨단 산업별 기업 체인을 만들고, 각 체인에는 큰 그림을 그리고 감독하는 정부 관료를 배치했다. 우아이화(虞愛華) 당서기가 직접 집적회로 체인 보스를 맡았고 시장이 디스플레이 체인을 맡아 챙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