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퍼스트리퍼블릭 끝 아니다…은행 위기 '현재진행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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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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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웨스트 등 중소형 은행주 폭락
파월 의장 어떤 신호 줄까 '촉각'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뉴욕 증시가 일제히 급락했다.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체이스가 유동성 위기에 빠진 퍼스트 리퍼블릭을 전격 인수했음에도 은행 위기를 둘러싼 불안감이 가시지 않고 있는 탓이다. 지역 중소은행들을 중심으로 금융주 전반이 일제히 떨어졌다. 하루 앞으로 다가온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결정 역시 긴장감을 키웠다.

(사진=AFP 제공)


중소형 은행주 일제히 폭락

2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08% 하락한 3만3684.53에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16% 내린 4119.58을 기록했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1.08% 떨어진 1만2080.51에 거래를 마쳤다. 이외에 중소형주 위주의 러셀 2000 지수는 2.10% 빠진 1732.11을 기록했다.

3대 지수는 은행주 불안감에 장 초반부터 약세를 보였다. 퍼스트 리퍼블릭의 위기설이 불거질 때 함께 이름이 오르내렸던 팩웨스트 뱅코프의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27.78% 폭락한 6.5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5.26달러까지 내렸다. 역대 최저 수준이다. 전날 10.64% 급락한 이후 2거래일 연속 두자릿수 약세를 보였다. 올해 들어서만 70% 이상 빠졌다. 월가는 팩웨스트 뱅코프가 제2의 퍼스트 리퍼블릭으로 전락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외에 또 다른 중소 은행인 웨스턴 얼라이언스 뱅코프 주가는 15.12% 떨어졌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지역은행 상장지수펀드(ETF)는 6.27% 급락했다. 한때 위기설이 불거졌던 찰스슈왑의 경우 3.30% 빠졌다.

이는 전날 JP모건이 퍼스트 리퍼블릭을 인수하면서 시장에 안도감을 주려 했음에도 불안감이 사라지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은 컨퍼런스 콜에서 “이번 위기는 거의 끝났다”며 “(유동성 위기에 빠지는) 다른 작은 것들이 또 있을지 모르지만 이것은 거의 모든 것을 해결해줄 것”이라고 말했는데, 일부에서는 아직 위기가 완전히 가시지는 않았다는 공포가 커지는 기류다.

대형 은행들도 마찬가지다. JP모건(-1.61%), 뱅크오브아메리카(BoA·-3.03%), 씨티그룹(-2.65%), 웰스파고(-3.84%) 등 미국 4대 은행 주가가 모두 하락했다.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주가는 각각 2.11%, 1.87% 떨어졌다.

투자회사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수석시장분석가는 “금융 혼란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자음 약한 고리에 집중하면서 빠르게 매도 버튼을 누르고 있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 어떤 신호 줄까

연준 금리 결정에 대한 긴장감 역시 작지 않다. 연준은 이날부터 이틀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연다. 25bp(1bp=0.01%포인트) 인상은 거의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은 이날 오후 현재 연준이 이번 FOMC를 통해 금리를 25bp 올릴 확률을 89.3%로 보고 있다.

관심이 모아지는 것은 다음달 FOMC다. 25bp 추가 인상에 나설지 여부가 최대 쟁점이다. 투자자들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이번 회의에서 추후 동결 신호를 줄 지, 아니면 추가 인상 신호를 줄 지를 주목하고 있다.

네드데이비스 리서치의 조 칼리시 수석거시전략가는 “이번이 긴축 사이클의 마지막 금리 인상이 될 것이라고 본다”면서도 “다만 연준은 다음달 FOMC 전에 예상대로 경제 지표가 들어오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선택 가능성(optionality)을 유지하기를 원할 것”이라고 했다.

연준의 금리 결정 직전 나온 노동 지표는 다소 약세를 보였다. 노동부가 이날 공개한 올해 3월 구인·이직보고서(JOLTS)를 보면, 3월 민간 기업들의 구인 건수는 959만건으로 나타났다. 전월(1000만건) 대비 소폭 감소했다. 2021년 4월 이후 거의 2년 만의 최저다. 노동시장이 다소 식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한 수치다.

이날 뉴욕채권시장에서 국채금리는 일제히 하락했다. 금융권 불안감과 노동시장 냉각 조짐 등에 따른 것이다. 연준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2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3.928%까지 떨어졌다. 20bp 이상 하락한 수준이다. 글로벌 장기시장금리 벤치마크인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3.424%까지 내렸다. 15bp 이상 떨어진 수치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이 당초 예상보다 다음달 1일 연방정부 부채가 한도에 도달할 수 있다고 경고한 점도 시장 심리를 짓눌렀다. 이는 당초 정부가 예상보다 이른 시점이다. 연방정부는 특별조치를 통해 버틸 수 있는 시한을 7월로 예측했다.

시장은 이와 함께 오는 4일 나오는 애플의 올해 1분기 실적도 주시하고 있다. 주요 빅테크 실적이 예상보다 높았는데, 애플마저 어닝 서프라이즈를 보인다면 투자 심리는 다시 반등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유럽 주요국 증시는 미국장을 따라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는 전거래일과 비교해 1.23% 하락했고,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1.45% 내렸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지수는 1.24% 떨어졌다.

국제유가 역시 떨어졌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5.29% 하락한 배럴당 71.6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 종가는 3월 24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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