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금리에 수익형 부동산 얼어붙자… 강남 고급 주택개발 `급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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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3.02.15. 오후 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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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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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사업·분양 시장 '올스톱'

엘루크 반포 등 최대 1억 '마피'

자금 부담에 미입주 대란 우려


연합뉴스


부동산 과열기였던 2020~2021년 분양가 통제없이 고분양가로 공급됐던 오피스텔, 도시형 생활주택, 생활형 숙박시설 등 투자용 부동산 시장이 최근 금리 상승과 집값 하락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신규 사업과 분양시장은 거의 '올스톱' 상태이며, 분양권 시장에는 마이너스 프리미엄('마피') 물건이 쏟아지고 있다. 서울 강남구 일대에서 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기획됐던 한 주택사업장은 브리지론에서 본 프로젝트 파이낸싱(PF)로 전환하지 못해 부지와 사업인허가권이 공매로 나오기도 했다. .

15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21년 3월 서울 서초구에서 분양한 '엘루크 반포'는 현재 부동산중개포털에 '계약금 포기' 또는 '마피' 등이 적힌 매물이 적지 않게 올라와 있다. 이 오피스텔의 공급면적 50㎡은 분양가에서 최대 1억원이나 낮은 금액대로 나와 있다. 올해 7월 입주를 앞둔 서울 강남구 논현동 루시아도산208 도시형 생활주택도 최대 1억원의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형성됐다.

지난 2021년 9월 57만여건의 역대급 청약 건수가 몰리며 '투자 광풍'을 일으켰던 강서구 마곡특별계획구역 '롯데캐슬 르웨스트' 생활형 숙박시설도 마찬가지다. 분양 직후 1억원대의 프리미엄이 형성됐던 이 물량은 현재 최대 1억3000만원의 '마피' 상태로 매물이 크게 늘었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원룸형 오피스텔이 고가에 분양됐다가 최근 주변 집값이 하락하고, 금리는 높아지면서 수분양자들이 손절매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고가의 오피스텔 등 투자상품은 부동산 과열기인 2020년부터 2021년에 아파트 대체상품으로 공급된 바 있다. 특히 사업주체들은 분양가상한제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통제를 피해 '하이엔드급' 오피스텔과 도시형 생활주택, 고급 레지던스를 표방한 생활형 숙박시설을 높은 분양가에 대거 분양했다. 청약규제를 받지 않는데다가, 규제지역내 100실 이상의 오피스텔을 제외하면 분양권 전매가 가능해 투기성 자금이 대거 몰렸다.

전문가들은 2년 전 상한제를 피해 고분양가로 분양된 수익형 상품들의 입주가 올해부터 대거 몰리면서 분양가 이하 급매물이 증가하는 것은 물론, 분양 대금 마련 차질로 미입주 대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 대형 건설사 임원은 "대부분의 수익형 상품이 중도금 무이자 등의 조건으로 분양돼 지금까지는 문제가 없었지만 그사이 금리가 급등하면서 잔금 전환 시 자금부담이 상당할 것"이라며 "특히 최근 아파트값이 하락하고 전셋값도 급락해 임차인을 제때 구하지 못할 경우 미입주 사태가 심각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강남권에서 초고가로 분양된 도시형 생활주택에서는 분쟁이 발생했다. 지난해 7월 준공한 서초구 반포동의 도시형생활주택 '더샵반포리버파크'는 인근 아파트값이 크게 하락하자 고분양가 논란이 재점화하며 입주예정자협의회가 분양가 할인과 계약해지 등을 요구하고 있다.

고급 주택개발사업에도 급제동이 걸렸다. 서울 강남권 일대의 최고급 하이엔드 주택사업장도 공사비 상승과 PF 경색 장기화 여파로 본 PF로 전환하지 못해 공매 위기에 몰렸다. 최근 루시아홀딩스는 자금 마련에 실패해 '루시아 청담 514 더 테라스' 부지와 사업시행권의 공매 절차를 밟고 있다.

서울 용산구 남산 그랜드하얏트호텔의 주차장 부지를 주거 단지로 개발하는 사업을 진행해온 이든 센트럴 한남 PFV는 부지 매각 논의를 진행 중이지만 여의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강남 역삼동에서 하이엔드 오피스텔 개발 사업을 추진해온 아스터개발은 아예 오피스로 건축허가 변경 절차를 밟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수익형 상품들이 분양을 연기하거나 사업을 포기하는 등 부작용이 심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건설사 관계자는 "건설 PF가 살얼음판인데 미입주 사태가 현실화하면 부동산 시장 전체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며 "실수요가 많은 아파트보다 투자수요가 대부분인 수익형 상품들이 특히 문제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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