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한국, 우크라에 무기제공시 한-러 관계 파탄날 것"(종합)

입력
수정2022.10.28. 오후 1:59
기사원문
조성흠 기자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중·사우디·인도·북한 등 협력관계 강조하며 국제질서 재편 주장
대만 방문 펠로시에 '할머니' 지칭…러-중 외교장관 통화도
"핵무기 존재하는 한 위험 있다…미, 우크라에 대화 신호 줘야"


러시아 전문가 모임 회의서 발언하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
(모스크바 AFP=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수도 모스크바에서 열린 국제 러시아 전문가 모임 '발다이 클럽' 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상황과 국제정세를 언급하면서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공할 경우 한국과 러시아 관계가 파탄 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2022.10.28 clynnkim@yna.co.kr


(이스탄불=연합뉴스) 조성흠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공할 경우 한국과 러시아 관계가 파탄 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타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에서 열린 국제 러시아 전문가 모임인 '발다이 클럽' 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상황과 국제 정세를 논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스푸트니크 통신은 푸틴 대통령이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와 탄약을 제공하기로 결정한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우리 정부는 그동안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외한 방탄 헬멧, 천막, 모포 등 군수물자와 의료물자, 인도적 지원 등을 제공했지만 살상 무기는 지원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해 한국을 지목해 직접 경고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그는 북한이 미국과 핵 프로그램과 관련한 합의에 거의 도달했으나, 미국이 입장을 바꾸고 제재를 가했다고 비판한 뒤 한국을 거론했다.

푸틴 대통령은 중국, 인도, 북한 등 아시아 국가들과의 협력을 강조하며 및 세계 질서의 재편을 주장했다.

발다이 클럽 회의에서 발언 중인 푸틴 러시아 대통령
(모스크바 EPA/스푸트니크=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열린 국제 러시아 전문가 모임인 '발다이 클럽' 회의에서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공할 경우 한국과 러시아 관계가 파탄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2022.10.27 photo@yna.co.kr [크렘린궁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중국에 대해서는 "양국 관계가 유례없이 개방돼 있고 효율적"이라며 시진핑 국가주석을 "가까운 친구"라고 불렀다.

또한 대만이 중국의 일부라는 입장을 재확인하고 "왜 미국의 '할머니'가 대만을 방문해서 중국을 도발하나. 미국이 중국과 관계를 망치는 것은 잘못"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8월 대만을 방문해 중국의 반발을 부른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을 '할머니'라고 지칭한 것이다.

이에 맞춰 러시아 외무부도 이날 세르게이 라브로프 장관이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통화하고 우크라이나 분쟁 해결에 대한 중국의 지원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 부장은 "중국은 러시아 국민이 푸틴 대통령의 지도하에 단결해 어려움을 극복하고 전략적 발전 목표를 달성하도록 러시아와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왕이 부장은 또 "중국과 러시아의 발전을 막으려는 어떤 시도도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최근 석유 감산을 결정해 미국과 갈등을 겪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관계 발전도 공언했다.

그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존중받아야 한다"며 "사우디아라비아의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신흥 경제 5개국) 가입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인도에 대해선 "국제 문제에서 역할이 커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우크라이나 상황을 두고는 대화 의지도 거듭 피력했다.

그는 "미국과 동맹국들이 우크라이나에서 위험하고 피비린내 나는 게임을 하고 있지만 결국은 우리와 대화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며 "우크라이나가 태도를 바꾸고 평화롭게 문제를 풀도록 미국이 신호를 주기만 하면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발다이 클럽 회의에서 발언 중인 푸틴 러시아 대통령
(모스크바 AP=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열린 국제 러시아 전문가 모임인 '발다이 클럽'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2.10.27 photo@yna.co.kr [크렘린궁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아울러 푸틴 대통령은 "세계는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위험한 10년을 맞이했다"며 "핵무기가 존재하는 한 핵무기 사용의 위험은 상존한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도 핵무기 사용이 방어에 국한된다는 러시아의 원칙을 언급하면서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핵무기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또한 "러시아는 핵무기 사용에 대해 절대 언급한 적이 없다"며 서방이 핵 위협을 가하고 있다는 논리를 되풀이했다.

josh@yna.co.kr

기자 프로필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세계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