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열린 대전시의회 제284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동료의원 간 충돌하는 모습이 연출되며 시민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존재하는 시의회에서 다툼이 벌어지며 눈살을 찌푸리고 있는 것.
박종선 의원(국민의힘, 유성구1)은 이날 본회의 신상발언을 통해 "충청광역연합의회(이하 연합의회)에서 제1부의장을 하기로 했었는데, 며칠 후 출범식 전 본회의장에서 결과가 뒤바뀌며 당초 의장·부의장 자리에 오르기로 했던 3명이 낙후(배제)됐다"며 "반면 대전시의원 중 두 분이 상임위원장직을 차지했다. 누가 가세한 것이냐"고 지적했다.
당초 박 의원은 충청광역연합의회에서 부의장을 하기로 했으나, 지난해 12월 17일 열린 연합의회 제1회 임시회에서 선출되지 않았다. 이에 박 의원은 당시 "감투싸움만 하는 연합의회에 있을 필요가 없다"며 의원직을 사퇴했다. 김선광(국민의힘, 중구2)·이한영 의원(국민의힘, 서구6)은 연합의회에서 각각 초광역행정산업위원장, 의회운영위원장을 맡게 됐다.
이어 박 의원은 김선광 의원을 지목하며 "원 구성 당시 조원휘 의장을 두고 경선 불복이라고 비판하시지 않았느냐, 그렇다면 본인은 왜 그러느냐"며 "정의롭게 젊은이답게 정치 활동 하시길 바란다"고 꼬집었다. 앞서 후반기 의장 선출 과정에서 조원휘 의장과 갈등을 빚었던 김 의원을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김 의원은 "뭐 하시는 겁니까"라고 항의했지만, 박 의원은 "조용히 하세요"라고 대응했다. 박 의원의 발언 시간이 끝난 뒤 "동료의원에 대한 모독 발언을 멈춰라"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박 의원 발언이 끝난 뒤 김 의원은 현장에서 곧바로 신상발언을 신청해 발언에 나섰다. 김 의원은 "모든 의원이 모인 자리에서 다른 동료의원의 잘잘못을 말씀하시는데, 그럼 되돌아보셔라"며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랍니까?"라고 일갈했다.
그는 "선배 의원이시면 후배들이 존경할 수 있는 행동을 해달라, 그럼 존중하겠다"며 "계속 연합의회 말씀을 하시는데, 저희가 뒤에서 말을 맞춘 게 아니라 그저 의장과 부의장 자리에 맞는 사람이 후보로 나왔는지 판단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의원들 모두 각각 장점이 있고 단점이 있는데, 왜 혼자만의 판단을 공개석상에서 하시는지 모르겠다"며 "앞으로는 동료의원 간 서로 존중하는 의회가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시민들은 이 같은 시의회 모습에 눈살을 찌푸리는 분위기다. 고물가·고금리 영향으로 민생 경제는 파탄이 나고, 최근에는 지역 한 초등생이 교사에게 피살되는 사건까지 벌어진 시점에서 다투는 모습을 보여줬어야 하냐는 지적이다.
유성구에 거주하는 A씨는 "의원들도 사람이기에 다툴 수는 있지만, 신상발언을 통해 공개적으로 서로 저격하며 언성 높이는 게 좋아 보이진 않는다"며 "특히 사회적 분위기가 흉흉한 현시점에서 굳이 이런 모습을 보였어야 했나라는 아쉬움이 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