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네이버 라인 수탈]①일본은 못 만든 글로벌 플랫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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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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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와 기업이 추진하는 네이버 라인의 일본화에 대한 이유와 영향을 살펴본다.
사진=라인 홈페이지 갈무리
일본의 모바일 플랫폼 라인 흡수가 가시화하고 있다. 라인은 네이버가 13년 동안 키운 글로벌 플랫폼이다. 라인야후의 지주사인 A홀딩스 지분은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각각 50%씩 차지했다. 최근 일본 정부는 개인정보 유출을 문제 삼으며 소프트뱅크를 상대로 네이버와 지분 관계를 정리하라고 두 차례 행정지도를 내렸다.   

9일 미야카와 준이치 소프트뱅크 최고경영자(CEO)는 결산 발표회에서 "네이버와 자본 관계 변화를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를 뒷배로 삼고 라인야후 지배력을 높이려는 모습이다.
그래픽=윤상은 기자
일본 정부와 기업이 라인야후 지배력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라인의 글로벌 영향력 때문이다. 라인은 전 세계에서 누적 이용자 수 10억명을 보유했다. 일본에서는 2010년대 초반부터 '국민 메신저 앱'으로 등극했다. 현재 일본 월 이용자 수는 1억명으로 추산된다.

글로벌 메신저 앱 시장에서 라인은 왓츠앱, 페이스북 메신저, 텔레그램 등과 경쟁한다. 특히 일본을 비롯한 대만, 인도네시아, 태국 등 아시아 국가에서 1위로 자리 잡았다. 중동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를 중심으로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라인 페이를 사용하는 모습. /사진 제공=라인
라인야후는 수많은 메신저 이용자 수를 기반으로 세계 곳곳에서 인터넷 은행, 커머스, 모빌리티, 배달 등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플랫폼 경제 특성상 이용자 수가 증가할수록 부가 서비스 확장 가능성이 높아지는 점이 유용하게 작용했다. 한국에서 카카오톡이 사실상 전 국민을 이용자로 확보한 뒤 카카오페이·선물하기·게임·웹툰·택시 중개 등 각종 서비스를 성공시킨 것과 비슷하다.

라인야후는 금융 자회사 라인파이낸셜을 통해 대만, 인도네시아에서 인터넷 전문 은행을 설립했다. 또 일본,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에서 모바일 간편 결제 플랫폼 라인페이를 제공한다. 라인 플랫폼 안에서 제공하는 금융 서비스는 콘텐츠·커머스 등 다른 부가 서비스 결제와 이어질 수 있다. 한국의 카카오톡 이용자가 카카오페이를 이용해 선물하기 서비스를 앱 내 결제하는 것과 비슷하다. 

라인야후는 아시아 진출 국가에서 카카오톡의 선물하기 서비스와 비슷한 '기프트 숍'을 운영한다. 이용자들은 기프트 숍에서 쿠폰, 상품권 등을 주고받는다. 또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처럼 기프트 숍에 입점한 업체의 상품도 구매한다. 이러한 커머스 서비스는 결제 수수료와 광고로 수익을 창출한다.

라인야후가 확장한 또 다른 서비스는 택시 호출 서비스 '라인 택시', 음식배달·택배 서비스 '라인 맨' 등이다. 라인 서비스 초창기부터 인기를 얻은 라인프렌즈 캐릭터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마케팅도 효과도 뛰어나다.

일본 측의 라인야후 지배력 강화 움직임은 점점 속도를 내는 중이다. 현재 라인야후는 소프트뱅크의 연결 자회사, 네이버의 관계사로 편입됐다. 네이버에는 일부 서비스 개발을 위탁한다. 이달 8일 이데자와 다케시 라인야후 CEO는 라인야후 결산설명회에서 "네이버와 위탁 관계를 순차적으로 종료해 협력관계에서 독립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라인야후는 이사회 전원을 일본인으로 채웠다. 이사회에서 유일한 한국인이던 신중호 최고제품책임자(CPO)는 사내이사 자리를 내놓았다. 

네이버는 일본 정부와 라인야후, 소프트뱅크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최수연 네이버 CEO는 올해 1분기 콘퍼런스콜에서 "일본 정부의 요구는 매우 이례적"이라며 "상황이 정리되면 다시 말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네이버가 일본의 행정지도를 따를지 말지가 아니라 (회사의) 중장기적인 전략에 따라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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