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케 "레알 놀리는 이유? 난 원래 이래"

입력2015.12.04. 오전 6:12
수정2015.12.04. 오전 6:21
기사원문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본문 듣기를 종료하였습니다.



부정 선수 출전해 컵대회 탈락 위기 놓인 레알 향한 피케의 비웃음 "위로라도 해줘야 해?"

[골닷컴] 한만성 기자 = FC 바르셀로나 수비수 헤라르드 피케가 징계 위기에 직면한 레알 마드리드를 비웃는듯한 행동을 해 발생한 논란에 대해 새삼스러운 과잉반응이라며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레알은 지난 3일(한국시각) 열린 카디스와의 2015-16 스페인 코파 델 레이 32강 2차전 경기에서 3-1로 승리하고도 규정을 어겼다는 이유로 탈락 위기에 놓였다. 라파 베니테스 레알 감독이 이날 선발 출전시킨 데니스 체리셰프가 경기에 나서는 안 됐기 때문이다. 체리셰프는 지난 시즌 임대 이적해 활약한 비야레알에서 경고가 누적된 탓에 원소속팀 레알로 복귀한 올 시즌 이 경기에 나설 수 없었다. 그러나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던 베니테스 감독이 체리셰프를 출전시키는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저질렀다. 스페인 축구협회는 오는 5일까지 레알의 대회 탈락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평소에도 다양한 방법으로 레알을 수차례 저격해온 피케가 이번 사건을 가만히 놔둘 리 없었다. 그는 바르셀로나의 라이벌 레알이 부정 선수 출전이라는 어이없는 실수를 저질러 코파 델 레이 경기에서 이기고도 탈락할 수도 있다는 현지 보도가 속출하자 자신의 SNS 트위터를 통해 눈물을 흘리며 웃는 얼굴이 담긴 이모티콘을 올렸다. 이에 레알 팬들이 격분한 건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피케는 스페인 언론을 통해 "내 트윗이 뭐 어때서 그런가?"라며 오히려 레알 팬들을 더 약올렸다. 그는 "그 트윗을 올렸을 때 레오 할렘(스페인 코미디언)의 쇼를 보고 있었다고 하면 거짓말일 것이다. 이미 다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잘 알고 있지 않나? 레알의 이번 사건은 정말 웃겼다. 그래서 웃은 거다. 나는 원래 이렇다. 그리고 나는 은퇴할 때까지 계속 이럴 것이다. 이 사건이 어떻게 종결될지 지켜보는 게 흥미로울 것 같다. 아마 체리셰프도 이런 사건의 중심에 서게 된 게 편하지는 않을 것이다. 내가 위로의 말이라도 건네주고 싶다"며 오히려 불난 집에 부채질을 했다.

바르셀로나와 레알은 원래 스페인 프리메라 리가 최대의 앙숙 관계지만, 최근 들어 피케는 유독 그 어떤 선수보다 라이벌 팀 팬들의 심기를 건드리고 있다. 그는 자신의 고향팀이자 소속팀, 그리고 수십년째 독립을 주장 중인 카탈루냐를 연고로 하는 바르셀로나에서 활약하며 보인 언행 탓에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 지역 축구 팬들에게 미운털이 박혔다. 피케가 지난 시즌 카탈루냐 대표 구단 바르셀로나와 바스크 지역을 대표하는 애슬레틱 빌바오 팬들이 경기를 앞두고 스페인 국가를 야유한 데에 대해 공개적으로 "사람들은 아무런 이유 없이 야유를 보내지 않는다"고 말한 게 대표적인 예다.

또한, 피케가 올 시즌 초반 바르셀로나가 유럽축구연맹(UEFA) 슈퍼컵 경기에서 세비야를 꺾은 후 우승이 확정되자 "마드리드는 엿이나 먹어라(f*** themselves). 마드리드는 우리가 좋아하는 걸 지켜보기만 하면 된다"고 소리치는 모습이 스페인 축구 전문 TV쇼 '엘 키링구이토'를 통해 적나라하게 방송되며 논란은 더 확산됐다. 이에 일부 스페인대표팀 팬들은 지난 9월 슬로바키아와의 EURO 2016 예선 경기에 출전한 자국 선수인 피케에게 야유를 보냈다. 몇몇 팬들은 아들과 카탈루냐의 독립 선언 행사에 참가해 찍은 사진을 SNS에 올린 피케를 향해 욕설을 퍼부으며 맞섰다.

그러나 피케는 당당함을 잃지 않고 있다. 그는 9월 대표팀 경기에서 일부 팬들에게 야유를 받으며 논란이 불거지자 공식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발표해 관심을 끌기도 했다. 당시 현지 언론은 피케가 공식 사과, 혹은 대표팀 은퇴를 선언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예상은 빗나갔다. 피케는 취재진이 모인 기자회견장에서 "바르셀로나와 레알의 라이벌 관계는 전통이다. 나는 앞으로도 계속 레알이 지기를 바랄 것이다. 의견을 표출하는 건 내 자유다. 내 행동을 후회하지 않는다. 사과할 생각 없다"고 말했다.

이에 피케의 스페인대표팀 내 레알 출신 팀동료는 물론 비센테 델 보스케 감독도 팬들에게 선수를 야유하는 행동은 자제해달라고 요구한 상태다. 루이스 엔리케 바르셀로나 감독 또한 "팬들이 대표팀 선수를 야유하는 건 창피한 일"이라며 피케를 옹호하고 나섰다.


ⓒ 믿을 수 있는 축구뉴스, 코리아골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만성

기자의 기사
구독을 취소하시겠습니까?구독에서 해당 기자의 기사가 제외됩니다.

Copyright ⓒ 골닷컴.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 섹션 분류 안내오분류 제보하기

주요뉴스

해당 언론사에서 선정하며 언론사 페이지(아웃링크)로 이동해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