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무역적자 65조원 전망…최대 적자였던 1996년의 2.3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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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2.12.13. 오전 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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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이후 사상 첫 9개월 연속 무역적자 예상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8년 이후 14년 만에 적자 기록
원자재 가격은 오르고 수출은 감소…"내년에도 적자 지속"
연이은 '무역적자' 행진에 올해 무역적자 규모가 연간 역대 최대 넘어 처음으로 500억 달러에 달할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과 수출 둔화가 겹치며 한국 경제에 빨간불이 켜진 것입니다.

게다가 외환위기 때인 1997년 이후 사상 처음으로 무역적자가 9개월째 이어질 가능성도 큽니다. 4월부터 지난달까지 이미 8개월 연속 적자를 지속했기 때문입니다.

올해 무역적자 65조원 예상/사진=연합뉴스

오늘(13일)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무역수지(통관기준 잠정치)는 지난 10일까지 474억6천400만달러 적자였습니다.

이는 한국 경제사상 최대 적자였던 1996년의 206억2천400만달러의 2.3배에 달하는 규모입니다.

올해 무역수지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132억6천700만달러 적자) 이후 14년 만에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 해가 마무리되지 않은 이달까지의 적자 규모가 주요 기관들이 제시한 적자 전망치에 근접하거나 넘어선 상황입니다.

한국무역협회는 올해 무역수지가 450억달러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었습니다. 산업연구원은 426억달러, 한국경제연구원은 480억달러로 각각 예상했습니다.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과 수출 둔화 겹쳐/사진=연합뉴스

무역적자 최초 500억달러 기록하나

이미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한 무역적자임에도 또 다른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적자 규모가 최초로 500억달러(한화 약 65조400억원)를 기록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 것입니다.

지난달까지 누적 무역적자는 425억4천100달러로 만일 이달에 75억달러 이상 적자가 쌓이면 올해 연간 적자는 500억달러에 달하게 됩니다.

이달 10일까지 적자 규모는 49억2천300만달러로, 지난 10월 같은 기간 쌓인 적자(20억4천600만달러)보다 규모가 늘었습니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 교수는 "유가가 조금 하향 추세를 보이긴 하지만, 반도체 경기가 바닥으로 내려가고 있기 때문에 수출이 늘지 않고 있다"며 "남은 20일 동안 흑자로 전환될 가능성이 거의 없기 때문에 올해 무역적자가 500억달러까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다만 화물연대 파업 종료로 물류가 정상화되며 적자 규모가 전달보다 줄어들 수 있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나가는 돈 많은데 들어오는 돈은 없었다

2008년 이후 14년 만에 적자 기록/사진=연합뉴스

올해 무역수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따른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수입액이 급증하면서 적자를 보여왔습니다.

지난 10일까지 3대 에너지원인 원유·가스·석탄의 합계 수입액은 1천804억1천만달러를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천44억6천만달러)보다 72.7% 증가한 수치입니다.

최근에는 전 세계 경기 둔화에 수출마저 위축되며 적자가 쌓이는 양상입니다.

수출(통관 기준)은 1년 전 대비 지난 10월(-5.8%), 11월(-14.0%) 두 달 연속 감소한 데 이어 이달 10일까지도 20.8% 줄었습니다.

특히 지난달까지 주력 품목인 반도체 수출이 4개월 연속 줄었으며 최대 교역국이던 대중(對中) 수출도 6개월 연속 감소하며 큰 폭으로 둔화하고 있습니다.

"내년까지 경제 상황 어려울 것"

내년에도 올해와 같은 수출 둔화가 이어져 무역적자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한국무역협회는 내년 수출이 올해 대비 4.0% 감소한 6천624억달러, 수입이 올해 대비 8.0% 감소한 6천762억달러로 무역 수지가 138억달러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산업연구원도 내년 수출이 올해보다 3.1% 줄어든 6천717억달러, 수입이 올해보다 5.1% 줄어든 6천983억달러로 무역수지가 266억달러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 예상했습니다.

조동철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은 어제(12일) 기자간담회에서 내년에도 경제 상황이 어려울 것이라며 "세계 경제가 다 같이 어려울 때 우리나라만 특출하게 잘나갈 수는 없다"며 "다 같이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다만 내후년부터는 경제가 정상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다른 선진국보다 나은 경제 상황을 유지하는 게 목표고 그게 가능할 것 같다"고 예측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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