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치는 오락아냐” 트럼프 간접 비판한 美 공화당 잠룡 디샌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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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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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 디샌티스 미국 플로리다 주지사. AP 연합뉴스


미국 대통령 선거 예비후보 출마 발표가 임박한 공화당의 유력 대선 주자 론 디샌티스(44) 플로리다 주지사가 13일(현지시간) 아이오와주 슈센터에서 열린 주말 오후 피크닉 모금 후원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해 우회적인 공격을 시작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예비선거의 격전지로 예상되는 아이오와 주의 햄버거 파티에 등장한 디샌티스 주지사는 자신이 보수 진영의 문화적 투쟁을 이어받으려는 열성을 과시하면서 아직까지도 공화당을 장악하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해 간접적으로 비판의 포문을 열었다.

그는 “통치(governing)란 오락이 아니다. 자기 브랜드를 만들어 선전하거나 소셜 미디어와 대화하거나 (언행이 불일치하는) 도덕성의 과시가 정치의 전부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날 정장 재킷 없이 푸른 색 셔츠를 입은 디샌티스는 “정치란 궁극적으로 승리하는 것이며, 결과를 생산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화당 대선 후보를 뽑는 프라이머리 선거를 앞두고 현재 공화당 후보자 가운데 가장 유력한 사람은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 5~6명의 예비 후보 예상자들 가운데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가장 유력한 라이벌로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공화당 지지자들의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열성도가 높은 걸 인식한 듯, 디샌티스 주지사는 그동안 트럼프 전 대통령 공격에는 별로 열을 올리지 않았었다. 지난 13일의 연설에서도 디샌티스 주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법적 문제들과 2020년 대선 부정 같은 치명적인 잘못에 대해서는 일체 언급을 피하고 그 대신 최근 여러 차례에 걸쳐 공화당이 각종 선거에서 패배한 사실만을 부각시켰다.

공화당은 2016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승리를 제외하고는 그 이후의 모든 전국적 선거에서 패배하거나 의석을 잃었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우리는 최근 몇 해 동안 우리 당이 겪은 패배의 문화를 거부하고 나서야만 한다. 변명이나 하는 시기는 이제 지나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가 여전히 과거의 선거에만 집중하거나 다른 지엽적인 문제들로 정신이 분산된다면, 민주당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우리를 이길 것이다”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하지만 디샌티스 주지사는 다소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며 주춤하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지난 두 달 동안 아이오와주 방문을 두 번이나 했는데도 디샌티스 주지사는 공화당 간부와 기부자들, 자원 봉사자들과의 개인적인 친분을 과시하거나 교류하는데 쑥스러운 태도를 보였고, 한 발 물러선 모습을 보였다. 이날도 디샌티스 주지사는 정치적인 지지 활동을 대부분 자신을 지지하는 슈퍼팩(super PAC·특별정치활동위원회)에 맡기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위원회는 이곳에 디샌티스 주지사 지지 서명을 하는 테이블을 마련하고 행사장 인근 도로변에도 그의 2024년 대선 출마 광고판들을 세우는 등 준비를 전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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