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은이, 반려묘 ‘비누’와 하늘로…엄마는 “고맙고, 미안하고,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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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5.03.05. 오후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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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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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양의 빈소가 마련된 국제성모병원 장례식장. 이승욱기자

반려 고양이 ‘비누’를 좋아한 초등학생 문하은(12)양은 수의사가 되고 싶었다. 하지만 그날 하은양과 ‘비누’는 화재로 집에서 함께 세상을 떠났다. 수의사를 꿈꿨던 하은양은 평소 기르던 반려묘 비누와 함께 하늘의 별이 됐다.

유족과 조문을 온 하은양의 친구들은 하늘에서 못다 이룬 꿈을 이루길 기도하며 마지막 모습을 지켰다.

5일 인천 서구 국제성모병원 장례식장에서 ‘인천 빌라 화재’로 숨진 하은양의 어머니 신아무개씨는 “아이가 다른 세상에서 수의사라는 꿈을 마음껏 펼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서구청 공무원이 전했다. 이어 신씨는 하은양에게 “고맙고, 미안하고, 사랑한다”고 했다.

빈소를 찾은 지인들은 하은양을 마음씨 좋은 착한 아이로 기억했다.

박성경(18)양은 “하은이가 동생이랑 친구였다. 그래서 우리 집에 자주 놀러 왔다”며 “처음 뉴스를 봤을 때 내 주위의 이야기일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뉴스가 하은이 이야기라는 것을 듣고 깜짝 놀랐다”고 울먹이며 말했다.

이어 “하은이는 친구들과 사이가 좋은 아이였다. 하늘에서도 고양이와 잘 놀고 있을 것이다. 외롭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하은이의 친구들도 빈소를 많이 찾았다. 하은이의 친구들은 터져 나오는 울음을 참지 못해 서로를 안아주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도 이날 오후 빈소를 찾아 조문한 뒤 유족들에게 위로의 말을 건넸다. 앞서 이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사회안전망을 강화하는 일에 총력을 다해야 한다”며 “틈새 없이 두툼한 ‘‘사회안전 매트리스’로 소외된 국민을 지켜내자”고 했다. 또 도성훈 인천시교육감과 인천시 서구에 지역구를 둔 김교흥·이용우·모경종 의원도 각각 빈소를 방문해 하은양의 넋을 기렸다.

하은양 주검은 이날 오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을 마친 뒤 장례식장에 도착했다. 가족들은 오후 3시께 하은양의 마지막 모습을 볼 수 있는 입관식을 진행했다. 장례식에 앞서 하은양의 부검을 진행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화재로 인한 일산화탄소 중독이 사인으로 추정된다’는 구두소견을 내놨다. 하은양의 발인은 6일 아침에 진행된다.

하은양은 지난달 26일 오전 10시43분께 인천 서구에 있는 집에서 난 불로 의식불명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다. 이후 뇌사 판정을 받은 하은양은 3일 오전 11시5분께 사망 판정을 받았다.

하은양 가족은 심장과 간 등의 장기이식에 동의했다.

평소 수의사를 꿈꿨던 하은양은 특히 고양이를 좋아했다. 하은양 반려묘 ‘비누’는 화재 당시 집에서 죽은 채 발견됐다고 한다.

불이 났을 때 하은양의 아버지는 병원에서 신장 투석을 받고 있었고, 어머니는 홀로 돈을 벌기 위해 인근 식당에서 일하고 있었다.

방학이라 집에 있던 하은이는 혼자 사고를 당했다. 하은양의 아버지와 하은양은 보건복지부로부터 각각 4번, 1번 행복이음 위기가구 사각지대 통보 대상으로 분류됐지만 이들에게 제공된 복지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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