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태도에…이언주 "본분 망각한듯"미국 정보기관이 대통령실 도·감청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는 가운데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미국 측의 악의적 정황은 없다고 언급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김 차장의 발언 내용은 물론 인터뷰 태도에 대한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앞서 김 차장은 11일(현지시각) 워싱턴 D.C.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기자들을 만나 "현재 이 문제는 많은 부분에 제3자가 개입돼 있으며 동맹국인 미국이 우리에게 어떤 악의를 가지고 했다는 정황은 발견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이날 그는 미국 정부의 도·감청 의혹과 관련해 질문이 이어지자 "같은 주제로 물어보시려면 저는 (자리를) 떠나겠다. 됐습니까"라고 불편함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와 관련 김용태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악의와 선의가 있는 도청이 어디 있느냐"며 적절한 답변이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12일 YTN라디오 '신율의 뉴스 정면승부'에서 "대통령실에서 국익이라든지 국제 관계에 있어서 굉장히 신중을 기하려고 하는 부분, 진상 규명도 필요하다는 부분도 이해한다"면서도 "한일 정상회담과 이번 도청 의혹에서 대통령실의 고위 관계자들과 고위 공무원들이 마치 일본 정부와 미국 정부를 대변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는 것에 대해 국민들께서 실망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언주 전 국민의힘 의원은 "주권을 위임받은 선출직이 아니라 대통령의 보좌진"이라며 "미국의 입장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면서 그것을 우리 입장처럼 얘기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날 CPBC라디오 '김혜영의 뉴스공감'에서 "우리나라가 속국도 아니고. 도감청을 당한 부분에 대해서는 굉장히 강력하게 항의를 당연히, 공식적으로 해야한다"며 "형식적인 일종의 프로토콜"이라고 말했다.
도청 의혹 관련 기자의 질문을 받자 날선 반응을 보인 김 차장의 태도도 도마에 올랐다. 이 전 의원은 "표정 보고 너무 놀랐다"며 "자신의 본분을 망각한 것 같다"고 비판했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도 이날 MBC라디오 '신장식의 뉴스하이킥'에서 "아무리 권력자라도 기자는 국민 1호"라며 "특파원 나가 있는 기자들은 대개 중진들이다. 거의 부장급, 차장급인데 (김태효 차장이) 그러한 것은 근본적으로 건방지고 돼먹지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