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이날 기준 1108건으로, 전월(836건)보다 32.5% 늘었다. 지난해 5월(1738건) 이후 8개월 만에 가장 많은 수치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 10월 559건까지 내려앉은 뒤 3개월 연속 증가세다. 신고 기한이 2주가량 남아 있기 때문에 1월 거래량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가격 하락 폭이 컸던 강남권 일부 아파트값도 반등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20억~24억원대에 거래되던 강남구 개포동 ‘개포자이프레지던스’ 84㎡ 분양권은 지난달 말 이후 25억~26억원에 팔렸다.
전문가들은 “금리·정책 리스크(위험)가 완화된 점이 시장에 영향을 줬다”고 해석한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위원은 “정부가 1·3 부동산 대책 등을 통해 규제를 한꺼번에 푼 데다, 금리 상승 공포가 지난해보다 옅어지면서 일부 수요자가 움직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 부동산 시장의 바닥을 논하기 이르다는 시각이 많다. 낙폭이 줄긴 했지만, 여전히 집값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37주 연속 약세다. 내리막을 타는 전셋값도 집값을 끌어내리는 요인이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올해 들어 2.32% 내렸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지금 시장은 바닥을 친 게 아니라 바닥을 다지는 과정”이라며 “막힌 거래에 숨통이 트이고 있지만, 미국이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가능성이 있어서 아직 살얼음판 국면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시장이 반등하려면 급매물 소진 후 호가를 올린 매물에 추격 매수세가 붙어야 하는데 무주택 실수요자가 적극적으로 움직일 상황이 아니다”며 “미국발 금리 인상 기조가 마무리되는 신호가 나와야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