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경고 나선 월가 황제…"시장 20~30% 더 내릴 수도"(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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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2.10.14. 오전 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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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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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금융협회(IIF) 멤버십 연례총회]
'월가 황제'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
"직감적으로 4.5% 이상 금리 인상할듯"
"예상보다 스태그 양상 더 악화할 수도"
"강한 침체시 시장 20~30% 더 하락할듯"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경제의 연착륙은 어렵다.”

‘월가 황제’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은 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국제금융협회(IIF) 멤버십 연례 총회에서 “연방준비제도(Fed)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미국 경제의 연착륙을 이끌지는 못할 것 같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데일리는 이번 연례 총회에 화상으로 직접 참석했다.

‘월가 황제’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이 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국제금융협회(IIF) 멤버십 연례 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IIF, 김정남 특파원)


“연준 최종금리 4.5% 이상 올린다”

다이먼 회장은 “인플레이션이 너무 뛰고 있다”며 “많은 이코노미스트들은 연준이 금리를 4.00~4.50%까지 올릴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는데, 개인적인 직감으로는 그보다 더 높이 인상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5% 이상의 최종금리까지 염두에 둬야 한다는 뜻으로 읽힌다.

실제 이날 나온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예상보다 높았다.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9월) 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8.2%를 기록했다. 월가 예상치(8.1%)를 상회했다.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1년 전보다 6.6% 뛰었다. 1982년 8월 이후 40년여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이다.

다이먼 회장은 이날 CPI 발표 직후인 오후 2시에 총회에 모습을 드러내 30분간 미국 경제 전반에 대해 담담하게 견해를 피력했다.

그는 최근 미국 경제를 두고 너무 과열돼 있다고 진단했다. 인플레이션 고공행진은 쉽게 말해 상품·서비스 가격이 뛰어도 소비자의 구매 여력이 이를 따라잡고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지난달 CPI가 예상보다 더 오른 것은 그런 결과다. 다이먼 회장은 “현재 미국 소비자의 재정 상태는 좋다”며 “한동안 계속 그럴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이먼 회장은 이날 그 기간을 두고 ‘약 9개월’로 특정했다. 내년 상반기까지는 경기가 나쁘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가계 재정 상황이 나빠지고 금리까지 5% 안팎으로 오르면 침체가 닥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다이먼 회장은 “심각한 침체가 올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QT 불확실성, 쉽게 침체 유발할듯”

그는 “나는 제롬 파월 의장을 여전히 믿는다”면서도 “경기 침체를 유도하지 않고서는 이렇게 뜨거운 인플레이션을 잡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연준의 긴축으로 인해 스태그플레이션은 (예상보다) 훨씬 더 악화하는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이먼 회장은 아울러 연준의 양적긴축(QT)을 콕 찍어 거론하면서 “미래를 불확실하게 만들 수 있는 악재”라고 평가했다. QT는 금리 인상에 비해 역사적인 경험이 거의 없는 탓에 그 충격파를 가늠하기 어렵다는 의미로 읽힌다. 실제 시장은 금리 인상 여파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지만, QT를 두고서는 이렇다 할 분석을 내놓지는 못하고 있다. 다이먼 회장은 “이것은 더욱 쉽게 침체를 일으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면서 금융시장 충격파는 불가피하다고 역설했다. 다이먼 회장은 ‘심각한 침체’ 시나리오를 가정할 경우 시장은 지금보다 20~30% 더 빠질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다이먼 회장은 최근 “(뉴욕 증시 주요 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가 앞으로 20% 더 하락할 수 있다”는 발언으로 월가에 충격을 안겼는데, 이보다 낙폭이 더 클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다이먼 회장은 이와 함께 “에너지 공급이 부족하면 미래는 더 불확실해질 것”이라고 했다. 최근 주요 산유국들이 전격 감산에 나서면서 국제유가는 다시 꿈틀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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