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병상 단식 강행…수액 외 일체 섭식 안해

입력
기사원문
김유성 기자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18일 긴급히 병원으로 이송됐지만..단식은 지속
"폭주하는 尹정권, 자신이 앞장서 제동" 의미
1983년 YS도 병원에서 단식 이어간 적 있어
與 "국회를 민생 아닌 정쟁의 소용돌이 몰아넣어"
[이데일리 김유성 이수빈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단식 19일째인 18일 병원으로 이송된 상황에서도 단식 중단을 거부하고 있다. 민주당에 따르면 이 대표는 생명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수액 치료 외에는 일체 음식 섭취를 하지 않겠다고 고집하는 중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도 1983년 단식을 하던 당시 병원에서 수액을 맞으며 단식을 이어갔던 전례가 있어 이 대표의 단식이 예상보다 장기화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단식 중이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건강 악화로 국회 인근 여의도 성모병원으로 이송된 가운데 18일 오전 이 병원에서 다른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8일 오전 7시 민주당은 급히 119 구급대를 불렀다. 이 대표가 단식 19일차를 맞으면서 정신이 혼미해지는 등 위중한 상태를 보였기 때문이다. 전날(17일)에도 119 구급대가 당 대표실 앞까지 왔으나 이 대표가 완강히 이송을 거부하면서 돌아간 바 있다.

이날(18일) 오전 서울 여의도성모병원으로 이송됐던 이 대표는 응급 처치를 받은 뒤, 서울 면목동에 있는 녹색병원으로 옮겨졌다. 민주당 관계자는 “녹색병원이 단식 환자들을 잘 보살피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한민수 대변인은 녹색병원 앞에서 기자들을 만나 “이재명 대표가 위급한 상황은 넘겼지만 기력은 전혀 회복하지 못한 상황”이라면서도 “다만 병상에서 단식을 계속 이어가겠다고 밝혔다”고 설명했다.

단식 중단 거부 이유는 앞서 밝혔던 단식 이유와 다르지 않다. 이 대표는 지난달 31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하면서 △민생파괴·민주주의 훼손에 대한 대국민 사과 및 국정기조 전환 △일본 핵오염수 방류 반대 입장 천명과 국제해양재판소 제소 △전면적 국정쇄신과 개각 등을 요구했다.

한 대변인도 “폭주하는 정권에 제동을 걸기 위해 자신이 앞장서야 한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면서 “최소한의 수액 치료 외에는 일체 음식 섭취를 하지 않겠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가 단식 중단 의사를 보이지 않으면서 그의 단식도 예상보다 길어질 전망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 사례처럼 20일을 넘길 수도 있다.

1983년 5월 18일부터 김영삼 전 대통령이 23일간 단식을 한 바 있다. 당시 김 전 대통령은 의원직을 상실한 재야 인사였는데 전두환 정권에 항거하며 단식을 시작했다.

단식 일주일을 넘기던 5월 25일 군부정권은 김 전 대통령을 강제로 서울대병원으로 이송시켰다. 당시 여당이었던 민주정의당 권익현 사무총장이 직접 방문해 그의 단식을 말릴 정도였다.

23일째를 맞던 1983년 6월 9일 김 전 대통령은 단식 중단을 선언했다. 그는 “싸우다 죽기 위해 단식을 중단한다”고 성명을 발표했다. 김 전 대통령의 단식은 야당 정치인 등에 자극을 줬고 훗날 민주화의 한 계기가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여당에서는 이재명 대표의 단식의 의미를 애써 축소하는 분위기다. 김기현 대표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단식 중단을 촉구했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은 “명분없는 단식”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제1야당 대표 신분인 이 대표의 건강을 해친 것은 말할 것 없거니와, 국회 내에서 벌어진 두 차례의 자해소동 등 극단적 갈등을 야기시켰고, 정기국회를 민생이 아닌 정쟁의 소용돌이로 몰아넣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기자 프로필

팟캐스트 하는 기자입니다. 금융과 IT 등 보다 많은 얘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최근에는 '금융 초보자가 가장 알고 싶은 최다질문 TOP80'이라는 책을 썼습니다.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정치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