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화영 증거’ 이재명에게 넘기고 공천받으려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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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5.03. 오전 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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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근택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 민주연구원 부원장./뉴시스

이화영 전 경기도 부지사의 ‘쌍방울 불법 대북 송금’ 사건 재판 자료를 민주당 이재명 대표 등에게 유출한 혐의로 기소된 현근택 변호사의 첫 재판이 어제 열렸다. 그는 이화영 변호인으로 이름만 올려놓고 재판엔 거의 안 나왔다고 한다. 그런 사람이 작년 초 재판 자료를 몰래 이 대표 등에게 유출했다는 것이다. 변호인은 재판 자료를 소송 이외의 목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제공할 수 없다. 그간 이 대표 관련 재판에서 논란이 돼온 ‘감시용 변호사’ 아니냐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작년 3월 민주당 홈페이지에 올라온 ‘북풍 조작 수사를 멈추라’는 기자회견문은 그가 넘긴 검찰 수사 자료를 근거로 했을 가능성이 있다. 그 직전엔 이재명 대표가 소셜미디어에 쌍방울 고위 임원의 증인 신문 녹취록을 올린 일도 있었다. 이 대표가 받을 수도 없고 받아서도 안 되는 자료들이다. 증인들은 자신의 말을 이 대표가 다 본다고 생각해 큰 압박을 받게 된다. 심각한 사법 방해다.

작년 6월 이화영씨가 “대북 송금을 이 대표에게 보고했다”고 진술하자 이 대표 측근 의원이 이화영씨 아내와 접촉하고, 변호인이 민주당 측 인물로 바뀌었다. 그 뒤 이화영씨는 진술을 번복했다. 민주당과 변호인들이 이화영씨 재판에 목을 매는 것은 이화영씨가 대북 송금으로 유죄를 받으면 이 대표도 유죄를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현근택 변호사는 지난 총선 때 경기도 지역 공천이 확실시됐다고 한다. 그러다 성희롱 논란이 불거져 중도 포기했다. 이재명 대표 관련 사건의 다른 변호인들은 줄줄이 공천을 받아 당선됐다. 현 변호사가 공천을 바라고 수사 자료를 유출했다면 더 심각한 범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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