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새벽’… 월드컵 초유의 8강 한일전 성사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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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2.12.05. 오후 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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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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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새벽 2022 카타르월드컵 16강 2연전
한국, 오전 4시 세계 1위 브라질과 격돌
일본, 같은 날 0시 크로아티아와 맞대결
한국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왼쪽 사진)이 지난 3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에서 포르투갈을 2대 1로 잡고 16강 진출을 확정한 뒤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지난 2일 카타르 도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스페인을 2대 1로 잡고 월드컵 조별리그 E조 3차전을 끝낸 뒤 기뻐하는 일본 축구대표팀 공격수 도안 리츠. AFP연합뉴스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본선 사상 초유의 ‘8강 한일전’이 성사될까. 2022 카타르월드컵 토너먼트 라운드에서 아시아축구연맹(AFC) 소속으로 유이하게 생존한 한국과 일본은 6일(한국시간) 새벽 연달아 열리는 16강전에서 또 한 번의 ‘기적’에 도전한다. 한국은 FIFA 랭킹 1위 브라질, 일본은 2018 러시아월드컵 준우승국 크로아티아를 상대로 8강 진출에 도전한다. 나란히 승리하면 월드컵 본선에서 지금까지 없던 아시아 국가 간 8강 맞대결이 성사된다.

일본 : 크로아티아 (6일 0시)

16강 그라운드를 먼저 밟는 건 일본이다. 일본은 6일 0시 카타르 알와크라 알자눕 스타디움에서 크로아티아와 16강전을 갖는다. 일본은 ‘죽음의 조’로 꼽혔던 조별리그 E조에서 독일, 스페인을 연달아 2대 1로 격파하고 1위에 올라 16강으로 진출했다. 일본의 E조 1위는 이번 대회 조별리그 최대 이변으로 꼽힌다.

일본이 돌풍을 일으키는 동안 크로아티아는 F조에서 기대에 부합하는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최종 전적에서 1승2무(승점 5)로 F조 2위에 턱걸이해 16강으로 넘어갔다. 직전 대회 준우승국으로서는 미흡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다만 단 1패도 허용하지 않았고, 조별리그 3경기 평균 0.33실점만을 기록한 방어력은 크로아티아의 강점으로 꼽힌다.

일본은 1998년 프랑스에서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에 진출해 아시아에서도 ‘후발 주자’로 꼽힌다. 하지만 21세기 들어 일본 축구의 성장세는 아시아에서 가장 가파르게 나타났다. 이번 대회까지 월드컵 16강 진출만 네 차례 달성해 한국(3회)을 앞질렀다. 아시아 사상 최초의 월드컵 2회 연속 16강 진출국은 일본이 유일하다.

다만 월드컵 8강의 높은 관문은 한 번도 일본의 진입을 허용하지 않았다. 일본은 독일, 스페인을 연달아 제압한 기세로 사상 첫 월드컵 8강에 도전하고 있다. 일본의 독일전 승리를 예측해 이름을 알린 영국 공영방송 BBC 해설가 크리스 서튼은 일본이 정규시간 중 크로아티아와 1-1로 맞선 뒤 연장전에서 결승골을 넣어 2대 1로 승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일본 축구대표팀 공격수 도안 리츠가 지난 2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월드컵 조별리그 E조 3차전에서 0-1로 뒤처진 후반 3분 동점골을 넣은 뒤 포효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한국 : 브라질 (6일 오전 4시)

일본이 크로아티아에 패배하면 AFC 회원국 중 토너먼트 라운드 생존자는 한국만 남게 된다. 앞서 AFC 회원국 중 가장 먼저 16강전을 펼친 호주는 지난 4일 아르헨티나에 1대 2로 석패해 탈락했다. 한국은 일본과 크로아티아의 승부 바로 다음 순서로 6일 오전 4시 카타르 도하 974 스타디움에서 브라질과 16강전을 벌인다.

모든 통계와 전문가 전망이 브라질의 승리를 가리키고 있다. 브라질은 카타르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지난 10월 마지막으로 발표된 FIFA 랭킹에서 1위에 올랐다. 숱한 이변을 연출한 카타르월드컵에서 FIFA 랭킹을 놓고 무용론이 제기됐지만, 브라질의 순위에 대해서만은 이견을 달기 어렵다. FIFA 랭킹 28위인 한국은 물론, 어느 팀에도 브라질은 버거운 상대로 꼽힌다.

한국은 브라질을 상대로 통산 7차례 대결해 1승 6패를 기록했다. 세계 최고 수준인 브라질 대표팀의 전력은 몸값을 통해서도 확인된다. 독일 소재 축구 통계 사이트 트랜스퍼마르크트를 보면 브라질 대표팀 선수 26명의 이적료 추정액 총액은 11억4000만 유로(약 1조5600억원)다. 본선 출전 32개국 중 잉글랜드(12억6000만 유로)에 이어 2위에 해당한다.

반면 한국 대표팀 선수 전원의 이적료 합산은 1억6448만 유로(약 2250억원)로, 브라질과 비교하면 7분의 1 수준이다. 브라질은 영국 래드브룩스, 윌리엄힐 같은 스포츠베팅 업체로부터 가장 낮은 우승 배당률이 제시된 팀이다. 우승 1순위 후보로 지목돼 있다는 얘기다.

다만 지난 3일 조별리그 H조 최종 3차전에서 포르투갈을 2대 1로 제압한 한국의 뒷심은 브라질의 승리 쪽으로 기운 판세 전망에 미세한 균열을 내기 시작했다. 영국 데이터 전문 업체 옵타는 한국의 브라질전 승리 확률을 지난 3일만 해도 14.41%로 제시했다가 이날 15.99%로 상향했다. 다만 옵타는 아직 결승전에 오르지도 않은 브라질의 우승 확률을 20.61%로 가장 높게 제시했다.

한국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지난 3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에서 포르투갈 수비진의 집중 견제를 돌파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나란히 이기면 역사적인 8강 한일전

한국과 일본이 나란히 승리하면 대진표상 8강에서 만나게 된다. 대륙별 안배에 따른 조 편성으로 조별리그에서조차 성사되지 않았던 한국과 일본의 월드컵 맞대결이 토너먼트 라운드에서 이뤄질 기회가 눈앞에 있다. 다만 브라질과 크로아티아의 승리를 전망하는 전문가 상당수의 의견을 종합하면 월드컵 8강 한일전 성사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의견에 힘이 실린다.

한국과 일본 중 어느 국가든 이날 승리하거나 무승부를 거둔 뒤 승부차기에서 앞서면 아시아 사상 3번째 8강 진출을 이룰 수 있다. 지금까지 월드컵 8강에 진출한 국가는 한국과 북한뿐이다.

북한은 1966 잉글랜드월드컵에서 아시아 사상 최초의 8강 진출을 달성했다. 다만 당시의 본선 조별리그는 4개국씩 4개 조로 나눈 16개국의 경합이었고, 토너먼트는 8강부터 시작됐다. 본선 32개국의 조별리그 이후 토너먼트를 16강부터 시작하는 현행 방식과 달랐다. 당시 북한은 8강에서 포르투갈에 3대 5로 졌다.

한국은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월드컵 4강에 진출하고, 3‧4위전까지 치러낸 국가다. 2002 한일월드컵 16강에서 이탈리아, 8강에서 스페인을 연달아 무릎 꿇리고 4강에서 독일, 3‧4위전에서 터키에 졌다. 한국은 북한에 이어 월드컵 8강에 오른 두 번째이자 마지막 국가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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